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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갈등 문제 수면 위 부상, 미중 또 경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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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1. 03. 14:15

경주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봉합
트럼프 귀국 후 작심 도발성 언급
일본과 대만도 미에 편승 중국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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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사이에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주는 중국 한 매체의 그래픽. 최근 대만 문제로 양국 관계가 또 다시 경색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과 중국 간의 대만 갈등 문제가 최근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양국의 화해 국면에 찬물을 뿌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칫 잘못 하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에서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단 화해 무드로 접어든 양국 관계가 다시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3일 전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만남은 예상보다 훨씬 괜찮은 결과를 낳은 정상회담이었다고 단언해도 좋다. 첨예하게 대립했던 부분에서 많은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나름 평가를 받아야 하겠으나 첨예한 대립을 불러올 것이 뻔한 대만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것 역시 의미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양국 실무진들이 너무나 민감한 이 문제를 가능한 한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물밑에서 사전 조율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게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때 만큼은 참모들의 우려와는 달리 이 문제를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채 이틀도 참지 못했다. 31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뤄진 미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대만에 군사 행동을 취할 경우 미군에 방어를 지시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그 일이 일어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에둘러 대답하면서 사실상 대중 도발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중국은 대만을 침공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면서 대만 유시 사태 시 미군의 개입을 은연 중에나마 공언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정상회담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중국과 시 주석으로서는 그야말로 돌아서자마자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2일 방송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누리꾼들이 벌써부터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언론의 반응 역시 강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일본과 대만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적으로 미국과 행보를 같이 하면서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우선 일본이 그렇다. 다카아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달 31일과 1일 APEC 정상회의에 대만 특사로 참석한 린신이(林信義) 총통부 선임고문을 이틀 연속 만나 중국으로부터 "일본의 행보는 중국 내정을 간섭하는 악질적 행보이자 난폭한 간섭"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대만 역시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평화는 힘으로 가능하다"면서 대만 유사 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거의 연일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심지어 린 선임고문을 통해서는 경주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ㄹ리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을 계속 접촉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 대만이 약속이나 한 듯 중국을 자극한 것으로 볼 때 대만 갈등 문제는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됐다고 해야 한다. 미중의 화해 국면 역시 채 며칠도 되지 않아 긴장 모드로 접어들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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