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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 차나무식재 1197주년 세미나 “천년차나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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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1. 03. 15:58

박용구 명예교수 등 '천년차나무' 논란 종지부
"국내 최고 차나무 수령 측정 결과 100~107년"
"상업적 목적으로 차나무 수령 악용 불식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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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쌍계사에서 1일 열린 차나무 식재 1197주년 기념 세미나. 이번 세미나는 그간 잘못 알려진 '천년차나무'에 대한 사실을 정정했다./제공=쌍계사
우리나라에 천년 된 차나무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상 근거가 없으며 실제 현존하는 최고 수령 국내 차나무는 100년이 조금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3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13교구본사 경남 하동 쌍계사는 지난 1일 차나무 식재 1197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우리나라 차나무의 품종과 수령은?'이라는 주제로 안대회 성균돤대 문과 대학장이 좌장을 맡아 박용구 경북대 명예교수가 발표에 나서고, 송관정 제주대 원예환경 전공 교수와 강진택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이 토론에 참여했다.

박용구 경북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차나무의 품종과 수령'에서 "우리나라에 천년된 차나무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2003년 '한국 대차수' 비석을 세운 것이, 도심다원 차나무가 천년차나무로 잘못 알려진 계기가 됐다. 이후 2008년 한국기록원이 하동군청에 '천년차나무' 인증서를 전달하자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보도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또한 문화유산청(구 문화재청)의 요청에 따라 한국차학회가 2000년~2008년 전국의 오래된 차나무를 조사한 결과, 9개체가 선발됐으며 비례측정법으로 하동 정금리 차나무의 수령이 약 100년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내용이 2008년 8월 한국차학회지 제18권 2호 '한국의 대차수(大茶樹)'라는 논문으로 발표되면서 논란이 정리되는 듯 했다. 100년 된 차나무마저 2014년 동해피해를 입어 고사하고 말았다.

그런데, 2019년 한국차학회지의 한 논문에 '정금리 차나무 수령 800년'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자, 한국차학회 원로회의에서 삭제를 요청했고, "실제 수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동지역 차 재배의 역사적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붙힌 명칭"이라며 "최고 차나무 실제 수령이 100년으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논문은 사실과 다름을 인정한다"고 수정 발표해 일단락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진택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시료를 채취해 조사하니 수령이 107년 정도로 측정됐다"며 "그럼에도 과학적 근거도 없는 1000년~800년 주장은 논란만 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나무시배지의 지상 차나무는 100년 정도이고, 토양에 퇴적된 화분 유기물을 분석하면 1000년이 될 것이므로 차나무 수령과 시배지의 역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게 수령 측정 전문가로서 견해"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관은 "문헌상 기록으로는 1000년이 넘어야 하지만 현존하는 차나무 수령은 그렇지 못한데, 현재 지상부 차나무는 과거 1000년의 차나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못박았다.

좌장을 맡은 안대회 성균관대 문과대학장은 "성균관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차나무도 기록이 있고 과학적인 연구 방법이면 얼마든지 수령을 수긍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상업적 목적으로 차나무 수령을 악용하는 것은 불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마무리하면서 쌍계사 회주 영담스님은 "작년 세미나에서 삼국사기 등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당에서 처음 차나무씨를 가져온 이를 항간의 '김대렴'에서 '대렴'으로 바로 잡았으며, 올해는 천년차나무 논란을 정리했다"며 "차나무 품종과 수령의 최고 전문가가 국내 최고 수령을 100~107년으로 종지부를 찍은 것에 세미나의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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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발표자인 박용구 경북대 명예교수./제공=쌍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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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 회주 영담스님./출처=쌍계사 홈페이지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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