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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상이 직접 챙긴 딜… HS효성, 배터리 소재 신사업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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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11. 03. 17:56

벨기에 유미코아 80% 지분 인수
2000억 투자, 핵심기술 확보 나서
향후 울산에 생산기지 건설 추진
새 비전에 골몰하던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칼을 뽑아 들었다. 화학산업 재편 속 기업의 미래를 견인 할 사업은 '배터리 소재'로 낙점됐다. 20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벨기에 유미코아는 조 부회장이 직접 발굴해 코로나 이전부터 수차례 방문하며 공 들여 온 곳으로, 평소 강조해 온 기술과 지적 자산을 통한 가치 극대화 경영에 부합하는 회사다. 계약 기간인 10월 말을 맞추기 위해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아 고군분투 하는 와중에도 수차례 철야미팅을 진행하며, 투자를 진두지휘 했다는 후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이차전지 소재인 실리콘 탄소복합 음극재 사업의 진출을 위해 벨기에 유미코아의 자회사인 EMM에 지분 80%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HS효성이 EMM을 인수하는 것으로, 유미코아와의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이번 거래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출자금액은 1억2000만 유로(약 2000억원)다. 유미코아는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때 퀴리 부인이 라돈, 우라늄 등의 연구활동을 했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에 적용되는 소재다.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전기차의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충전 효율과 주행거리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음극재 시장은 배터리팩 용량 증대, 고에너지밀도 및 급속충전 수요에 적합한 실리콘 음극재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글로벌 조사기관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 규모는 2024년 5억 달러에서 연평균 40% 가까이 성장해 2031년에는 47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SNE 역시 2035년에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 규모가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S효성이 이번 투자로 확보한 원천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화장품 소재 등 정밀화학분야 및 스페셜티 화학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을 점친다.

HS효성의 신사업은 효성그룹에서 분사될 때부터 계획돼 왔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3월 HS효성첨단소재에 미래전략실을 만들고 신사업 발굴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당시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이차전지, 수소, 인공지능(AI) 등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첫 번째 신사업 투자는 이차전지에서 나왔다.

조 부회장은 기술과 지적 자산을 확보하고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은 기존의 타이어코드, 첨단모빌리티 소재, AI 및 디지털전환 등을 기반으로 한 사업구조에 탄소섬유·배터리소재사업 등 고성장 분야에 진출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첫 번째 투자처는 울산으로, 울산공장은 60년 전 효성그룹의 모태가 된 곳으로서 현재 아라미드, 자동차 소재 사업 외 대부분의 사업을 해외로 이전했는데, 국내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통해 고부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HS효성은 최근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 작업도 지속하고 있어 신사업을 위한 실탄은 지속 확보 중이다. 회사는 지난 7월 베인캐피탈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매각가는 조 단위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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