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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발리 지방의회는 지난달 31일 켈링킹 비치에서 진행 중이던 182m 높이의 유리 엘리베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즉각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켈링킹 비치는 가파른 절벽 아래로 펼쳐진 청록색 바다로 유명해졌지만 관광객들은 아슬아슬하고 좁은 계단을 통해 절벽을 직접 내려가야만 해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23년 7월, 중국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은 인도네시아 개발사 PT 방운 누사 프로페르티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며 182미터 높이의 절벽에 유리 엘리베이터 건설을 시작했다. 무려 2000억 루피아(172억 8000만원)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절벽의 자연경관을 해치는 거대한 크레인과 철골 구조물 영상이 퍼져나가면서 환경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발리 지방의회 특별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결과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이 마데 수파르타 위원장은 현지 언론에 "해당 구조물은 대규모 건설이 금지된 '재난 완화 지정 구역'에 서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엘리베이터가 토지 이용 및 해안 구역 설정에 관한 국가 규제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발리 고유의 건축 전통과도 충돌하며 자연미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리 경찰 역시 현장을 봉쇄했다. 이 데와 뇨만 다르마디 시경찰국장은 "해당 프로젝트가 해안 후퇴 규정을 위반했다. 절벽 지역의 제한적 이용만 승인받았을 뿐 이처럼 거대한 영구 구조물을 건설할 허가는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이미 프로젝트의 70%가 완성된 시점에서의 공사 중단 명령에 개발사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발사 대표인 이 코망 수안타라는 "환경 및 토양 강도 연구를 포함한 모든 법적·기술적 요구 사항을 준수했다"며, "당국의 중단 결정을 존중하겠지만 우리의 허가는 최신 지역 공간 및 건물 규정에 따라 발급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논란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켈링킹 비치의 좁고 가파른 계단을 "거의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고 묘사한 자카르타 출신의 한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접근성 개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 스위스 관광객은 "자신의 힘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곳은 도전의 일부"라며 엘리베이터가 해변의 본질적인 매력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