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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제7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개막식에서 "향후 5년 안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70조 위안을 넘을 것"이라며 "이는 세계 경제 성장에 새로운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로 보면 연평균 약 4%의 명목성장률로, 올해까지의 성장 흐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특히 소비 확대를 중심으로 내수를 키워 시장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발언은 구체적인 목표 제시라기보다는 성장 하한선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며 "결국 당면 과제는 실질 성장률보다 디플레이션 탈출"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자오펑 싱 수석 전략가도 "170조 위안을 넘어선다는 건 170조에서 180조 위안 사이의 범위를 뜻하며, 연평균 4~5% 성장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실질 성장률 5%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물가 하락 탓에 명목 성장률은 부진하다.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소비를 미루고 부채 부담을 키우며, 기업의 이윤마진을 줄여 경기 하강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끊기 위한 정책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전기차·음식배달 산업 등에서의 과도한 가격경쟁에 제동을 걸고 있다.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회복시켜 임금 상승 여력을 만들고, 소비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매력은 성장률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중국의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왔고,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리 총리는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적 조치들이 국제 경제·무역 질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안정적이고 원활한 산업·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라클리 코바히제 조지아 총리, 두로 마추트 세르비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