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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은 전날 2025년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0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성장률인 5.12%보다는 소폭 둔화된 수치다.
하지만 이 수치는 시장의 예상보다는 양호한 성적이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5.0%였다. 특히 3분기 내내 국회의원들의 '황제 수당' 논란으로 전국적인 반정부 유혈 시위가 벌어지고, 경제 안정의 상징이었던 스리 물야니 재무장관이 경질되는 등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번 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심장인 민간 소비의 냉각이다. 인도네시아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가계 지출은 3분기에 4.89% 성장에 그쳐 2분기의 4.97%보다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의 핵심 산업인 광업 부문이 위축된 것도 큰 타격을 줬다. 통계청 관계자는 "글로벌 석탄 수요 감소와 파푸아 지역의 구리 생산량 감소로 인해 광업 부문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세계 최대 규모의 금·구리 광산 중 하나인 프리포트 인도네시아 광산에서 7명의 사망자를 낸 진흙 유출 재난으로 조업이 중단된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 증가율 역시 2분기에 4년 만에 최고치(6.99%)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3분기에는 5.04%로 둔화됐다.
그나마 정부 지출과 수출이 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3분기 정부 지출은 2분기의 소폭 감소세에서 벗어나 5.49% 증가하며 경기를 방어했다. 수출 역시 미국 시장의 19% 고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식물성 기름·철강·자동차 제품 등의 선전에 힘입어 9.91%라는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제 시장의 눈은 4분기를 향하고 있다. 3분기까지의 성장률 둔화로 인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간 5.2%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연말에 5.2%라는 평균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 우리의 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보워 정부는 이미 4분기에 30억 달러(4조 3320억 원)에 육박하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상태다. 이는 지난 9월 보수적인 재정 운용을 중시했던 스리 물야니를 경질하고 '친성장' 성향의 경제학자인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를 신임 재무장관으로 임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역시 이미 3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하며 정부의 성장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DBS 은행의 라디카 라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의 문을 열어둔 채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