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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배달앱 시장,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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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기자

승인 : 2025. 11. 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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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중소벤처부장
배달앱 시장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양강구도가 굳건한 가운데 땡겨요의 약진이 눈에 뛴다. 땡겨요는 서울시·신한은행이 협력·운영하는 공공배달앱으로 시장에 어느 정도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켰지만 혁신이 아닌 세금 지원에 의한 성장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땡겨요는 2%라는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최근 가입 회원 700만명과 누적 주문액 7000억원을 돌파했다. 배달앱 시장점유율 7.5%로 연초 대비 약 3배 증가했으며 월간 매출액도 손익분기점인 140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급성장은 '정부·지자체 지원' 및 소비쿠폰 등 외부 효과가 컸다. 지난 6월 농림축산식품부는 65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공공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만원 이상 주문 시 5000원을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땡겨요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곱절로 증가했다.

하지만 공공배달앱의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땡겨요의 정부 지원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이용이 늘었다"며 "적절한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 산업이 돌아가는게 중요한데 세금으로 마련된 현금성 할인 쿠폰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배달앱 특성상 고객 충성도가 낮고 혜택에 따라 쉽게 다른 배달앱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지자체 지원이라는 '우산 효과'가 걷어지면 충성도 낮은 이용자들은 익숙한 배민·쿠팡이츠 등으로 환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민간이 일궈놓은 시장에 세금으로 마케팅하는 공공배달앱이 과연 적절하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의 사용성·배달 품질이 민간 배달앱보다 부족한 편"이라며 "특히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서비스로 인해 업주와 소비자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앱 시장은 '이용자 확보·서비스 질 개선·가격 구조 혁신'을 통해 성장했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민간 플랫폼들이 수년에 걸쳐 축적한 경쟁력은 결코 간단히 대체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땡겨요를 위시한 공공배달앱의 중개수수료 인하·소상공인 지원 취지는 소비자와 시장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다만 그것이 '세금으로 키운 대체 플랫폼'으로만 머문다면 진정한 상생과 산업 생태계 개선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공배달앱이 앞으로도 막대한 재정 지원에 기대어 이용자 수를 늘린다면 민간 기업의 투자·혁신 동기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시장에서 기업 간의 경쟁은 자연스럽고 공정해야 된다. 스포츠에서는 '심판이 선수로 뛰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배달앱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지원과 관리·감독은 하되 지금처럼 특정앱 지원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삼가야 할 필요가 있다. 땡겨요도 본인만의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길 바란다.
강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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