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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로이터·AP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태국군은 전날 새벽 시사껫주(州) 국경 지역을 순찰하던 태국군 병사들이 지뢰를 밟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폭발로 한 병사가 오른쪽 발을 잃는 중상을 입었으며, 다른 병사 3명도 폭발 충격 등으로 부상을 입었다.
태국군은 성명에서 "사고 현장 근처에서 3발의 추가 지뢰(PMN-2 대인 지뢰)를 더 발견했다"며 "수집된 증거에 따르면 누군가 철조망을 제거하고 몰래 들어와 태국 영토에 지뢰를 새로 매설한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명백히 캄보디아 측의 소행임을 주장한 것이다.
지뢰 폭발 소식이 전해지자 태국 수뇌부는 즉각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기자들에게 "오늘 사건은 우리의 국가 안보에 대한 적대감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명확한 해명이 있을 때까지 (휴전) 합의에 따라 수행될 모든 조치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크리스 분타논다 태국군 최고사령관의 발언은 더욱 강경했다. 그는 태국군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태국군은 캄보디아가 적대적이지 않다는 명확한 진정성을 보일 때까지 모든 합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정상이 서명한 '강화된 휴전 협정'을 사실상 잠정 파기하겠다는 최후통첩이다.
태국의 초강경 대응에 캄보디아는 즉각 반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캄보디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지뢰를 매설했다는 비난을 부인한다"면서 태국의 일방적인 합의 중단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사태로 양국이 합의했던 핵심 조치들이 모두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1월 1일부터 시작된 △로켓 시스템, 포병, 탱크 등 중화기의 단계적 철수 작업과 △7월 충돌 당시 태국군이 억류한 캄보디아 군인 포로 18명의 석방(당초 이번 주 예정)이 전면 보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7월의 유혈 충돌 역시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가 도화선이 된 바 있다. 당시 닷새간 이어진 포격과 교전으로 양측 군인과 민간인 등 최소 48명이 사망했고 30만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후 말레이시아가 중재에 나섰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협정을 무기로 압박해 7월 말 극적으로 초기 휴전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강화된 휴전 협정'으로 공식화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