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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구역 시행 불구…서울 새 규제지역 집값 1.2%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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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14. 09:34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집토스 분석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주도…'똘똘한 한 채' 영향
경기 비규제지역서도 상승 거래 연이어
정부, 규제지역 확대 검토하기도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지난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서울 신규 규제지역과 경기 규제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대책 시행 이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에서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우려하면서 규제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14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10·15 대책 시행 전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신규 규제지역의 평균 매매가는 1.2% 올랐다.

이번 조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 확대' 시행일(10월 20일)을 기점으로, 10월 1일~19일(대책 전)과 10월 20일~11월 12일(대책 후)에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각각 1건 이상 거래가 발생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 12곳이 토허구역으로 묶여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성사된 단지들은 대체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규제지역의 상승세는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가 주도했다. 10·15 대책으로 인해 15억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25억 초과는 2억원)으로 축소됐지만,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들의 쏠림 현상을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신규 규제지역에서 발생한 '역대 신고가' 66건 중, 61%에 달하는 40건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 터져 나왔다.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원조 토허구역'인 강남 3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1개월 새 2.2% 올랐다. 이 곳에서 서울 전체의 81%인 288건의 신고가가 발생했다. 거래절벽 속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영향이다.

같은 기간 신규 지정된 '경기 규제지역' 역시 1.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렇다 보니 규제가 없는 경기 주요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조짐이 보였다. 대책 발표 이후 경기 비규제지역에서도 평균 매매 가격이 1.1% 상승했으며, 총 182건의 역대 신고가가 발생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이번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규제지역의 거래량이 급감하며 표면적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된 것처럼 보이나, 고가 아파트의 매수세는 이어져 점차 자산 가치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정부도 규제지역 확대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경기 화성이나 구리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풍선 효과'가 우려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일 뿐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집값 상승폭이 완만한 서울 외곽지역도 규제지역으로 묶인 데 대한 행정 소송이 진행되는 등 시장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어서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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