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日기하라 관방, 요코다 메구미 北납치현장 시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16010008017

글자크기

닫기

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1. 16. 11:28

PAP20251021132101009_P2
일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사진=연합뉴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전담인 일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이 15일, 1977년 당시 13세 중학생 요코다 메구미가 북한으로 납치된 니가타시 해안 지역을 시찰했다. 요코다 씨 납치 사건 48주기를 맞은 이날 방문은, 다카이치 내각이 납치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이루어진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기하라 장관은 현장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회 대표를 맡고 있는 메구미 씨의 동생 요코다 타쿠야 씨 등과 함께 당시 하교길 경로를 따라 걸으며 가족들의 설명을 들었다. 그는 "납치 현장을 직접 보니 비극의 현실이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며 "정부로서 납치 피해자 전원의 귀국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메구미 씨는 1977년 11월 15일, 니가타시 중앙구의 중학교에서 하교하던 중 행방불명됐다. 당시 13세였던 그는 이후 북한 요원이 일본 시민 수십 명을 납치해 간 '북한 공작원 납치 사건'의 대표적 피해자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17명의 납치를 공식 인정했고, 이 중 5명만이 2002년 귀국했다. 나머지 피해자들은 북한 측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내에서는 생존 가능성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요코다 가족은 40년 넘게 정부와 국제사회에 납치 문제 해결을 호소해왔다. 메구미 씨의 어머니 사키에 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납치 피해자 생환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남았다. 지난 10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납북 피해자의 상징적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 등 가족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마음속에 있다"며 "미국은 끝까지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122609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도쿄 모토아카사카의 영빈관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과 면담했다./사진=연합뉴스
이후에도 납치 문제는 일본과 북한 사이 가장 민감한 현안으로 남아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생사 확인과 피해자 송환에 응하지 않는 한 국교 정상화 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하라 장관은 이날 시찰 후 기자단에 "정부는 국내외 압력을 지속적으로 병행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가족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하루라도 빨리 진전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니가타시는 납치 사건의 상징적 현장으로, 매년 11월 피해자 추모 행사와 납치 문제 계승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주민들은 정부의 지속적인 조사와 교육 활동을 통해 젊은 세대가 이 문제를 잊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 니가타 주민은 "메구미 씨와 같은 또래였던 세대가 이제 손주를 돌보는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하라 장관의 이번 일정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납치 문제를 내각의 중요한 외교·인권 과제로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측 반응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일본의 노력만으로 실질적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며, 납치 피해자 전원 귀국이라는 과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