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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14, 한국 시장 생존 뜻 깊어”...요시다 P/D가 말하는 한국 커뮤니티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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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1. 17. 11:58

파이널판타지 14 요시다 나오키 P/D 인터뷰
요시다 나오키 P/D. /이윤파 기자
파이널 판타지 14(이하 파판14)의 요시다 나오키 P/D가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요시다 P/D는 지난해 10월 팬 페스티벌 서울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뒤 1년 만인 지난 14일 열린 지스타 2025 'G-CON'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15일에는 '요시다 P/D의 산책 with 오다 반리'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한국의 파판14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14일 지스타 현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요시다 P/D는 한국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곧 오픈할 파판14 상설 카페 '카페 크리스타리움'과 글로벌 동시 패치 등 파판14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 오랜 꿈 실현된 글로벌 동시 패치...15주년, 20주년까지 함께

파이널판타지 14 10주년 빛의 축제. /이윤파 기자


한국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요시다 P/D는 "울티마 온라인부터 시작해 여러 훌륭한 타이틀이 한국에 나왔는데 MMORPG 최고참 유저로서 그 역사를 봐왔다"며 "경쟁이 정말 심한 시장이고 눈이 높은 유저분들이 계신 만큼 일본에서 보면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한국 유저들의 열정과 한국 운영팀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10년 장기 서비스가 가능했다"며 "일본에서 시작한 온라인 게임 중 한국에서 최장기 서비스하는 게임은 파판14"라고 자부했다. 이어 "앞으로 10주년뿐만 아니라 15주년, 20주년까지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P/D는 한국 커뮤니티의 독특한 문화도 언급했다. "프라이멀즈의 곡 중 시간 정지 기믹에 맞춰 관중도 다 같이 멈춘다는 연출이 한국 유저분의 발상에서 시작됐다"며 "이게 전 세계로 퍼져서 지금은 그 곡을 할 때마다 어느 나라에서건 관중들이 멈춰주신다"고 말했다.

요시다 P/D는 한국 서비스에 대해 "처음부터 북미 서비스, 중국 서비스, 한국 서비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파판14를 플레이하는 하나의 커뮤니티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판이 글로벌판과 동일한 패치 스케줄을 갖게 된 것은 오랜 꿈이 실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역에 따라 성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 유행하는 것과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콜라보나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파이널판타지14 한국 서비스 10주년 기념 레터라이브. /이윤파 기자
요시다 P/D는 "각 나라에서 마케팅이나 캠페인을 할 때 그 나라의 유저 수가 많은지 적은지는 지표로 보지 않는다"며 "5만 명의 열광적인 유저가 있으면 거기서 더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드디어 7.5 패치부터 한국도 글로벌과 동시 패치가 실현된다. 요시다 P/D는 "거의 10년 이상 유저분들이 기다리셨는데 지원해주신 덕분에 이 지점에 올 수 있었다"며 "가장 큰 노력은 번역 녹음 스케줄이었다"고 밝혔다.

요시다 P/D는 "개발팀은 마지막까지 일본어 텍스트를 고치는 편이라 다른 언어를 동시에 릴리즈한다는 건 모든 일정이 늦어질 수 있는 큰 난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 시간 노력을 거듭해 한국 운영팀 내에 손이 빠른 번역팀을 꾸렸고 테스트를 검증한 결과 지금에 이르렀다"며 "메이저 업데이트 간격을 3주 더 늦추는 건 본말전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요시다 P/D는 "지금 일정을 그대로 움직이면서 대응 언어를 늘릴 수 있을지를 중국팀도 한국팀도 꾸준히 노력한 결과 드디어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각 지역에 대한 특별한 대응은 앞으로 어려워진다"며 "중국만의 콘텐츠나 한국만의 의상은 없어지는데 제가 봤을 때는 하나의 글로벌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동시 패치에 따라 레터 라이브 방송 형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요시다 P/D는 "방송에 대본이 아예 없어서 실제로 뭘 얘기하는지는 방송이 시작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며 "여러 형태를 시도해보면서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 한국만의 독자 테마 '카페 크리스타리움'
카페 크리스타리움 11월 28일 오픈. /액토즈소프트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에도 파판14 공식 상설 카페 '카페 크리스타리움'이 오는 28일 문을 연다. 요시다 P/D는 "게임을 떠나서도 만날 수 있는 공식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열정적인 커뮤니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요시다 P/D는 "기간 한정 카페는 돈만 들이면 가능한 일이지만 상설 가게는 수익성 검토와 운영 계획이 필수"라며 "한국 유저들이 그만큼 열정적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땅이 넓어서 어디에 만들지가 문제가 되지만 아시아는 하나의 콘텐츠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북미보다 굉장히 크다"며 "그래서 아시아 쪽에 전용 카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카페 방문에는 시간뿐 아니라 교통비, 식비, 굿즈 구매 비용 등 코스트가 굉장히 높은데, 요시다 P/D는 "아시아권 유저들은 이를 할당하는 상한선이 굉장히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오시카츠 문화, 즉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두고 해당 캐릭터에게 애정을 쏟는 문화가 있는데 이런 문화가 북미유럽권에도 퍼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카페는 크리스타리움 컨셉으로 꾸며진다. 요시다 P/D는 "한국은 고대인 캐릭터 인기가 매우 높고 크리스타리움 도시 컨셉을 다른 나라에서 아직 쓰지 않았다"며 "글로벌 전체에서 봤을 때도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 카페가 그리다니아, 울다하, 림사 로민사 컨셉이었던 것과 달리 한국은 독자적인 테마를 갖게 된 것이다. 요시다 P/D는 "카페 관련 제안의 경우 제가 안 된다고 하겠지라고 말할 것을 상정한 무난한 제안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첫 크리스타리움 제안 당시 즉답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 전용 굿즈도 준비됐다. 웰컴 굿즈로는 새벽의 혈맹 캐릭터 마그넷을 제공한다. 차가운 물을 부었을 때 크리스타리움 타워가 파랗게 나오는 아이스 컵과 하이델린·조디아크 벽화 배지 2종을 카페에서만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초기에는 물량이 부족해 1인 1개씩만 구매할 수 있다.

요시다 P/D는 "스퀘어에닉스 사내에서 파판14뿐만 아니라 여러 상품을 세계적으로 팔 수 있도록 기초 규칙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진행 중"이라며 "이게 진행되면 여러 나라에서 좀 더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폭넓은 경험과 분석이 무기"...어린 개발자들을 위한 조언
요시다 나오키 P/D. /이윤파 기자
10년 만에 지스타 현장을 찾은 요시다 P/D는 "위키피디아에서 제 이름을 검색하면 2014년 지스타 사진이 나온다"며 웃음을 지었다. 파판14를 담당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 유저분들이 보내주시는 열정과 지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젊은 개발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요시다 P/D는 "기업 강연 의뢰는 많이 거절하는 편인데 학생이 보낸 강연 의뢰는 가능한 한 받아서 가고 있다"며 "여러 선배들에게 지도를 받아 여기까지 왔기에 감사를 돌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요시다 P/D가 가장 강조한 건 폭넓은 게임 경험과 분석적 사고였다. "좋아하는 장르만 플레이하지 말고 여러 게임을 폭넓게 플레이해야 한다"며 "좋아하지 않는 장르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을 플레이한 후 단순히 좋았다, 별로였다로 끝내지 말고 왜 그랬는지를 기술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며 "그게 가능하다면 게임 업계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영어 능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영어를 꼭 배워서 한국에 제한되지 않고 세계로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한국은 언어 스킬이 굉장히 높은 나라이니 게임 지식이 높은 나라 특성을 살려 세계에 진출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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