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94% '집계 이래 최고'
4년 연속 보험료 인하… 적자 이어져
연간 실적도 비상… 내년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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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장기·일반보험의 손익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빅5' 손보사의 실적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3분기에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에도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탓에 연간으로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 등 국내 대형 5개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별도 기준) 합계는 5조5245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7106억원) 대비 17.7%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1조463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0.2% 감소하며 메리츠화재와의 격차가 121억원까지 좁혀졌다.
메리츠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조45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DB손보는 24% 감소한 1조1999억원, 현대해상은 39.4% 줄어든 6341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KB손보는 빅5 손보사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776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다.
국내 손보사들의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가 꼽힌다. 실제로 지난 9월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로 2020년 관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통상적으로 손해율 80%를 넘어서면 적자를 내는 것으로 본다.
실제 자동차보험 손익 적자도 잇따랐다. 삼성화재는 3분기에만 648억원의 적자를 내며, 누적 기준으로도 341억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해상도 3분기 553억원의 손실을 내며, 누적 기준으로도 3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3분기 89억원, 누적으로는 1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DB손보는 누적 기준으로는 218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558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KB손보 역시 누적으로는 327억원의 이익을 올렸으나, 3분기에는 4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자동차보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에서도 실적이 악화하며 보험손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장기보험의 경우 현대해상(-45.2%), DB손보(-33.4%), 메리츠화재(-32%), KB손보(-17.9%), 삼성화재(-8.8%) 등 대형 5개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보험의 경우 삼성화재(+4.4%)를 제외하고 메리츠화재(-55%), KB손보(-17.8%), 현대해상(-9%), DB손보(적자전환) 모두 실적이 부진했다.
손보사들의 보험손익 악화의 원인으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외에도 의료파업 종료에 따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 정상화에 따라 진단비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발생했던 대형 산불 등 재해 영향도 반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적자로 이어졌다"며 "내년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