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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 前 총리 선고 앞두고 ‘폭탄 테러’…아들 “총선 보이콧, 폭력 사태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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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17. 12:13

BANGLADESH-POLITICS/HASINA <YONHAP NO-4608> (REUTERS)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가 지난해 8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를 축출했던 '학생 혁명' 이후 최대의 긴장 상태에 휩싸였다.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하시나 전 총리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수도 다카 시내에서 사제 폭탄이 잇따라 터지는 등 폭력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에 따르면 하시나 전 총리의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전날, 수도 다카 시내에서 여러 발의 사제 폭탄이 폭발했다. 인명 피해는 즉각 보고되지 않았지만 선고일을 앞두고 도시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최근 며칠간 다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30건이 넘는 사제 폭탄 폭발과 수십 대의 버스를 겨냥한 방화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은 하시나 전 총리의 정당인 아와미 연맹(AL) 활동가 수십 명을 방화 및 사보타주 혐의로 체포했다.

당국은 다카 전역과 하시나 전 총리의 정치적 고향인 고팔간즈 등에 국경수비대(BGB)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 경찰청장은 방화나 폭탄 투척 등 인명 살상을 시도하는 이들에게는 경찰이 즉각 발포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에 망명 중인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 사지브 와제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당을 배제한 총선은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폭력 사태'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17일로 예정된 1심 선고에 대해 "우리는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들은 방송(중계)을 통해 유죄를 선고하고, 아마도 사형을 선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판결의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어머니는 인도에서 안전하다. 인도가 완전한 경호를 제공하고 있고 국가 원수처럼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제드는 판결 자체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이끄는 임시 정부가 지난 5월 아와미 연맹의 정당 등록을 정지시킨 것을 더 큰 문제로 삼았다.

그는 "우리는 아와미 연맹이 참여하지 않는 (내년 2월) 선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시위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며 우리는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다. 국제사회가 무언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이 선거 전에 방글라데시에서는 결국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누스 총리가 이끄는 임시 정부 대변인은 망명지에서 나온 와제드의 발언을 "매우 무책임하고 비난받아 마땅한 선동"이라고 즉각 일축했다.

대변인은 "아와미 연맹에 대한 금지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 없다"며, "아와미 연맹이 자신들의 통치하에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어떠한 반성도 표명하지 않고 국제범죄재판소를 포함한 책임 규명 절차를 거부하는 한, 그들을 위한 대화의 공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시나 전 총리는 2024년 7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학생 주도 시위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보안군의 발포 등으로 최대 1400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이후 최악의 정치적 폭력 사태로 기록됐다.

15년간의 장기 집권 끝에 축출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 10월 인터뷰에서도 해당 재판을 "정치적 동기가 깔린 희대의 사기극"이자 "유죄가 미리 정해진 캥거루 재판"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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