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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러시아 석유회사 자산 매수전 가세…에너지 안정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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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5. 11. 18. 11:36

대러 제재 확대 속 KMG·루코일 협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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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 있는 '카스피언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시설. 기사 내용과 무관./로이터 연합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기업이 자국 내 러시아 석유회사의 자산 매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금융·기술 제재를 잇따라 강화하면서, 카자흐스탄 역시 에너지 산업 안정화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신경쓰는 상황이다.

카자흐스탄 매체 카즈인폼은 17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즈무나이가즈(KMG)가 자국에서 러시아 민간 석유기업 루코일(LukOil)과 함께 진행한 공동 프로젝트의 법률적·재정적 리스크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MG는 성명을 통해 "모든 공동 사업 계약에는 서방 제재 발동에 대비한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KMG는 프로젝트 운영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루코일은 카자흐스탄에서 보유하고 있는 카라차가나트 유전지대 등의 자산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 매체 NEGE에 따르면 KMG는 루코일이 보유한 카라차가나트 유전지대 지분 13.5%를 약 3억 달러(약 43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루코일은 지난해 카라차가나트 유전지대 지분 배당 명목으로 1억8000만 달러(약 2600억원)에 달하는 순수익을 올렸다.

최근 미국·영국이 루코일 고위 경영진 및 핵심 계열사를 대상으로 제재를 강화했다. 이에 루코일은 해외 자산 재편·매각 압박에 직면했다.

루코일 자산이 시장가격 대비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각시장에 나오자 서방 및 미국 자본 시장도 매수전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이 루코일의 해외 자산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특정 조건 아래 루코일의 해외 자산 거래를 허용하는 라이선스를 발급한 이후, 셰브론은 이라크 '웨스트 쿠르나-2(West Qurna-2)' 지분을 포함해 여러 인수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석유·가스 프로젝트에서 러시아 기업과의 협력이 일부 존재하지만, 전체 에너지 구조에서 서방 기업, 특히 셰브론·엑슨모빌 등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번 제재 국면에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러시아와의 협력 유지, 서방 기업들과의 신뢰 관리, 자국 투자 환경 안정성 확보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루코일이 보유한 해외 자산을 매각할 경우, 카자흐스탄에서 운영되는 일부 프로젝트에도 간접적인 지배 구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일정 사업에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어, 루코일 혹은 제3국 기업의 지분 이동이 발생할 경우 법적·외교적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허용한 루코일 해외 자산 관련 거래 라이선스는 오는 12월 13일까지 유효하다. 루코일의 해외 자산 재편 여부와 그 여파는 단기간 내 빠르게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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