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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문법 깼다”...엔씨, ‘아이온2’ 전광석화 같은 대응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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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1. 19. 18:24

엔씨소프트 소인섭 사업실장, 김남준 개발 PD. /유튜브 캡처
엔씨소프트가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인 기민한 대처에 나섰다. 통상 대형 MMORPG가 이용자 피드백을 수집해 차주 정기점검에나 반영하던 일주일의 시차를 과감히 삭제하고 출시 15시간 만에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는 19일 오후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과와 함께 즉각적인 비즈니스 모델(BM) 수정과 시스템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이는 단순 초기 오류 수정을 넘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장기적인 흥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고객 중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인섭 엔씨소프트 사업실장과 김남준 개발 PD는 이날 긴급 방송에서 0시 론칭 직후 발생한 접속 장애와 대기열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아이온2'는 출시 이후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3만 명에 달하는 대기열과 약 2시간 동안 로그인이 불가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게임업계가 주목한 점은 사과 자체가 아닌 방송 직후인 오후 4시 30분부터 진행된 실질적인 게임 내 변화의 폭과 속도다. 개발진이 원인 파악 즉시 수정 작업에 착수하며 정기점검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라이브 서비스 도중 즉각적인 개선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먼저 긍정적인 평가는 BM의 유연한 수정에서 나왔다. '아이온2'는 출시 직후 유료 재화인 '큐나' 패키지에 '전투 강화 주문서'와 '영혼의 서'를 포함해 판매하며 일부 논란이 일었다. 게임 내 플레이로만 획득 가능하다던 당초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남준 PD는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려는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 생각이 짧았다"고 인정했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패키지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논란이 된 구성품을 점검 종료 후 모든 이용자에게 무상 지급하는 결단을 내렸다.

게임의 근간인 조작 시스템에도 쾌적함을 더할 예정이다. 개발진은 당초 모바일 환경에서도 완전 수동 조작을 추구했으나 출시 하루도 안 돼 '어시스트 모드' 도입을 결정했다. 모바일 기기로 장시간 수동 조작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이용자들이 느끼는 피로도를 즉각 수용한 결과다.

김 PD는 "자동으로 몬스터를 타겟팅하고 연속 사냥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가 수동으로 대상을 지정하면 스킬 사용만 보조해 주는 편의성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조작의 재미는 유지하되 반복 입력의 부담을 덜어내려는 합리적인 타협점으로 읽힌다.

이용자가 체감하는 성장 난이도 역시 대폭 낮춰 진입 장벽을 허문다는 계획이다. 퀘스트 진행을 위해 처치해야 하는 몬스터 수량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여 플레이 흐름을 경쾌하게 조정한다. 

또한 초반 성장의 관문 역할을 하는 주요 보스 몬스터의 스킬 대미지를 하향 조정하고 과도한 난이도로 지적받은 일부 네임드 몬스터의 패턴도 대폭 완화해 적용할 방침이다.

경제 시스템 측면에서는 스킬 초기화 비용을 무료로 전환해 이용자들이 부담 없이 다양한 클래스 빌드를 연구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잡화상점의 소모품 가격을 절반으로 인하하고 지역 퀘스트의 '키나' 보상을 2배로 늘리는 조치 또한 이번 점검을 통해 반영된다.

이번 '아이온2'의 긴급 대응은 엔씨소프트가 이용자 친화적 운영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 발생 당일 책임자가 직접 소통에 나서고 즉각적인 후속 조치는 변화한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뢰 회복의 물꼬를 트면서 장기 흥행을 위한 동력도 확보했다. 남은 과제들 역시 이 같은 정공법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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