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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AI 패권 전쟁, 경쟁과 협력의 합종연횡, ‘순환 거래’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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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1. 19. 12:31

MS·엔비디아, 오픈AI 경쟁자 '앤트로픽'에 150억달러 투자…300억달러어치 판매
AI 기업간 자금 순환 구조 심화...인프라 확보 vs. 수익 불확실성 경계론
구글, '제미나이3' 공개, 챗GPT와 정면 승부
MICROSOFT-ANTHROPIC/AI
2024년 5월 20일(현지시간) 찍은 일러스트레이션에 앤트로픽 로고가 보인다./로이터·연합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전쟁 구도가 경쟁 기업 간 합종연횡, 순환 거래로 격화하고 있다.

챗GPT 개발로 생성형 AI 모델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사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칩 세계 최대 기업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오픈AI의 경쟁자인 앤트로픽에 각각 50억달러(7조3500억원)·100억달러(14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앤트로픽은 엔비디아의 칩을 장착한 MS '애저'의 클라우드 서비스 300억달러(44조원) 상당을 구매해 컴퓨팅 용량을 최대 1GW(기가와트)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USA NVIDIA EARNINGS
18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건물./EPA·연합
◇ MS·엔비디아와 앤트로픽의 '순환 거래' 계약

앤트로픽이 MS와 엔비디아의 투자분을 양사의 제품 및 서비스 구매에 재투자하는 '순환 거래' 계약을 맺은 셈이다.

MS는 지금까지 오픈AI에 총 약 140억달러(20조5000억원)를 투자했고, 엔비디아는 최대 1000억달러(147조원) 규모의 인프라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앤트로픽은 2021년 설립돼 아마존닷컴과 구글의 투자를 받아 AI 모델 '클로드'를 개발, 챗GPT와 경쟁하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의 클라우드를 주로 사용해 왔는데, 이번 협약으로 애저를 추가함으로써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오픈AI는 이달 초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는 380억달러(55조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발표했다.

NYSE MARKET WALL STREET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 전광판에 엔비디아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UPI·연합
◇ 막대한 비용과 'AI 투자 경계론'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AI 전문 기업 간 자금이 순환하는 구조이면서 경쟁사 간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과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동맹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가장 주요한 기업들이 사업 경쟁 가능성과 정책적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며 "MS는 오픈AI의 모델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와 칩 수출과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규모를 두고 대립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역설적인 모습은 챗GPT·클로드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에 상응하는 수익 전망이 불투명한 AI 투자 '경계론'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오픈AI는 2033년까지 향후 8년간 1조4000억달러의 인프라 지출을 계획하고 있고, 앤트로픽은 지난 12일 미국 내 AI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5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경계론'은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2.81%)·MS(-2.70%)·아마존(-4.43%) 등 주요 빅테크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 WSJ은 "기업들이 AI 모델 훈련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쟁사에 뒤처지길 원하질 않는다"며 "이번 새로운 파트너십은 급속히 진화하는 해당 분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기업과 유망한(hot) AI 스타트업 사이에 체결된 일련의 협약 중 최신 사례"라고 평가했다.

GOOGLE-AI/HASSABIS
2024년 5월 20일(현지시간) 찍은 일러스트레이션에 제미나이 로고가 보인다./로이터·연합
◇ 구글, '제미나이 3' 전격 출시...챗GPT와 정면 승부 예고

실제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이날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을 내놓고 챗GPT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제미나이 3은 제미나이 2.5를 선보인 3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온 것이면서 처음으로 출시 첫날부터 핵심 서비스인 검색에 통합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구글은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지표에서 제미나이 3이 오픈AI의 GPT-5를 비롯한 기존 경쟁 모델들보다 뛰어난 점수를 보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글은 지시문을 입력하면 프로그래밍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데 특화된 플랫폼인 '구글 안티그래비티(Antigavity)'도 이날 함께 선보였다.

구글 제미나이 2.5는 8월 26일 이미지 생성·합성 기능 '나노 바나나'를 탑재하면서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7월 4억5000명에서 6억5000명으로 크게 늘렸다.

'나노 바나나'의 인기는 다른 AI 모델보다 훨씬 빠르게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1분 이상 걸릴 수 있는 챗GPT와 달리 '나노 바나나'는 몇 초 만에 이를 해내고, 많은 이용자가 생성된 이미지가 훨씬 더 사실적이며 결합도 적다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미나이의 MAU는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가 7월 7억명에서 8억명으로 증가한 챗GPT에는 크게 뒤처진 상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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