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원 증자 후 '매각예정자산' 분류
수천억 투입, 인수 협상 사전조치 시각
선양 타운 매각 이어 中 사업 철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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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중국 청두 현지법인인 'Lotte Properties Chengdu Limited'를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해당 법인의 자산 규모는 2414억원, 부채는 1074억원이다. 매각예정자산 분류는 통상 1년 이내 매각 계획이 있는 자산에 적용되는 만큼, 매각 작업이 구체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 임박을 시사하는 또 다른 단서는 1년 사이 두 차례에 진행된 대규모 유상증자다. 롯데는 그룹 유동성 위기로 자산 유동화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청두 법인에만 지난해 11월 1404억원, 올해 3월 3097억원 등 약 4501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롯데가 자금난 속에서도 이러한 거액을 투입한 배경에는 인수자의 윤곽이 나오고 있고, 매각 조건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증자 전 롯데쇼핑의 청두 투자지분가치는 마이너스(-)2696억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누적 손실로 투자자산 가치가 마이너스로 전락한 상태였다. 이번 증자로 이를 401억원으로 끌어올려 재무구조를 정상화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실한 법인보다 재무구조가 개선된 법인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롯데의 청두 프로젝트는 2009년 10월 청두 반성강 지역 복합개발 사업으로 시작됐다. 롯데쇼핑(77.6%), 호텔롯데(17.15%), 롯데자산개발(5.25%)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5억9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주거 1만1626평, 상업 1만2052평 규모의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했다. 2016년 아파트 분양을 완료하고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로 이뤄진 상업시설 착공에 돌입했다.
하지만 같은 해 터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사태로 사업이 제동에 걸렸고, 2019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업시설 개발은 사실상 중단됐다. 사드 보복 당시 중국 정부의 한국 기업 압박으로 롯데는 중국 내 대부분의 마트와 백화점을 철수해야 했고, 부동산 개발 사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쇼핑은 2022년 해당 사업 매각을 공식화했다. 3분기 기준 현지법인은 76억원, 지주 역할을 하는 청두HK법인은 1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청두 법인을 매각하면 롯데는 중국 현지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롯데는 지난해 선양 롯데타운 개발사업을 중국 선양시 황구구 자회사에 매각했다. 롯데는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와 관련한 법인을 청산하기 위해 약 114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총 3조원을 투입했던 선양 프로젝트를 손실을 보고 정리한 것이다.
롯데쇼핑 측은 "청두 법인의 매각은 지속 추진 중"이라며 "매각을 염두하고 4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