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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사이버범죄 소굴 또 급습…346명 체포·휴대폰 1만대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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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20. 10:08

FILES-MYANMAR-CHINA-SCAM-FRAUD-INTERNET <YONHAP NO-4100> (AFP)
2025년 2월 18일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 쉐꼬꼬 지역에서 카렌 국경수비대(BGF)가 불법 활동 단속을 벌이는 동안, 사기 센터 직원 및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해체된 전자기기 옆에 앉아 있다. 미얀마 군부는 최근 태국 국경 인근의 온라인 사기 거점인 쉐꼬꼬를 급습해 350여 명을 체포했다고 19일 밝혔다/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이 태국 접경 지역에 위치한 대규모 온라인 사기 범죄의 온상인 쉐꼬꼬를 급습, 지난달 KK 파크에 이은 2차 대규모 소탕 작전에 나섰다.

20일 AFP와 미얀마 국영 매체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날 오전 미야와디 인근의 쉐꼬꼬 단지를 급습해 외국인 346명을 체포하고 온라인 도박 및 사기 범죄에 사용된 휴대폰 약 1만 대와 관련 장비를 압수했다.

조 민 툰 미얀마 군정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은 국경 간 온라인 사기와 불법 도박을 뿌리 뽑기 위한 9월 초부터 시작된 노력의 일환"이라며 "국경을 넘어 도주하려는 사람들을 차단하고 시설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쉐꼬꼬는 지난 10월 군부가 급습해 건물 148개 동을 철거 중인 'KK 파크'와 함께 미얀마 내 양대 사이버 범죄 소굴로 꼽힌다.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일대의 사기 조직들은 연간 370억 달러(약 54조 3049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군부는 쉐꼬꼬 운영의 배후로 '야타이'라는 기업을 지목했다. 이 기업의 대표는 중국계 캄보디아인 셰즈장으로, 쉐꼬꼬를 도박·마약 밀매·성매매·온라인 사기를 위한 거대한 '범죄 리조트'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미국과 영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던 그는 2022년 태국에서 체포되어 지난주 중국으로 송환됐다.

이번 단속은 미얀마 군정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의 강력한 압박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자국민이 범죄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연루되는 상황에 대해 군부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왔다.

조 민 툰 대변인은 이번 발표에서 "사기 활동을 뿌리째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제기되는 '보여주기식 단속'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또 카렌민족연합(KNU) 등 소수민족 반군 세력이 사기 센터와 연루되어 있다고 비난하며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단속의 실효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 쉐꼬꼬 지역은 미얀마 정규군의 통제보다는 군부와 휴전 협정을 맺고 사실상 하부 조직처럼 활동하는 국경경비대(BGF)의 영향력 아래 있다.

BGF는 과거 사기 조직을 비호하며 수익을 공유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단속 작전에 BGF 대원들이 협력하는 모습이 공개됐지만 이는 자신들의 '돈줄'을 스스로 끊는 시늉을 통해 중국의 압력을 피하고 군부와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군부가 중국의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내전 승리를 위해 필요한 민병대의 자금줄을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핵심 배후는 여전히 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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