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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하늘 막힌 에어인디아, 당국에 “中 군사요충지 신장 하늘길 뚫어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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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20. 12:37

AIR INDIA-CHALLENGES/ <YONHAP NO-3958> (REUTERS)
2021년 4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에어인디아 여객기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파키스탄 영공 봉쇄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인도 국영 항공사 에어인디아가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의 민감한 군사 요충지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 상공을 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자국 정부에 로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에어인디아 내부 문건에 따르면 에어인디아는 지난 10월 말 인도 당국에 제출한 문서에서 "파키스탄 영공 폐쇄로 장거리 노선이 심각한 운영 및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 호탄루트 확보가 전략적 옵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인도에선 파키스탄과의 외교적 긴장으로 지난 4월 말부터 파키스탄 영공이 닫혔다. 이로 인해 에어인디아의 유럽 및 북미행 노선은 우회를 해야만 했는데, 이로 인해 연료비는 최대 29% 치솟았고 비행시간은 노선에 따라 최대 3시간까지 늘어났다.

에어인디아 측은 파키스탄 영공 폐쇄로 인한 연간 손실액을 약 4억 5500만 달러(약 6680억 3100만 원)로 추산했다. 이는 2024~2025 회계연도 에어인디아의 전체 적자 규모인 4억 3900만 달러(6445억 3980만 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미 지난 6월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보잉 787기 추락 사고로 260명이 사망하며 이미지와 경영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항로를 우회하느라 증가한 비용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에어인디아의 델리~워싱턴 노선은 이미 8월에 운항이 중단됐고, 뭄바이/벵갈루루~샌프란시스코 직항 노선도 콜카타에서의 경유를 포함해 추가로 3시간이 더 소요되는 등 "운항이 불가능해지고 있는" 상태에 빠졌다. 이런 탓에 승객들도 비행시간이 더 짧은 루프트한자 등 외국 항공사로 이탈하고 있다.

이에 에어인디아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상공을 통과하는 '호탄 루트'다. 에어인디아는 인도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중국 측에 호탄·카슈가르·우루무치 공항의 비상 착륙 허용과 영공 통과를 요청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지역은 해발 6000m가 넘는 고산 지대일 뿐만 아니라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사령부가 관할하는 핵심 군사 지역이기 때문이다. 서부전구는 미사일·드론·방공 자산을 대거 운용하며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 대응하는 부대다.

항공 컨설턴트 슈코르 유소프는 "에어인디아가 시도해 볼 수는 있겠지만, 지형적 위험과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이를 허용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인도와 중국이 5년 만에 직항 노선을 재개하며 해빙 무드를 보이고 있지만 군사적으로 민감한 영공까지 열어줄지는 미지수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의 질의에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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