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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조 쩌우추취, 中 경제 뉴노멀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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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1. 23. 14:22

中 기업들 생존 위해 해외 진출 박차
동남아 최고의 선택지로 급부상
중앙아와 유럽까지 적극 진출
쉬인
파리의 한 백화점 직원들이 최근 중국의 저가 패션 플랫펌 쉬인이 입점하자 격렬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추진하는 쩌우추취의 위력을 말해주는 듯하다./싱가포르 중국어 신문 롄허짜오바오(聯合早報).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의미하는 쩌우추취(走出去) 바람이 최근 들어 중국 재계에 마치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 경제의 특징을 대변하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급부상한 중국 경제의 기조는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외자의 대규모 도입을 통한 성장 전략이 대세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부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정 반대가 됐다고 해도 좋다. 전체 경제와 기업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 재임 시대에 조금씩 추진되기 시작한 쩌우추취가 외자의 적극 도입 대신 완전히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다.

역시 통계가 현실을 잘 말해준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1922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같은 해 외자 도입액 1162억 달러보다 무려 760억 달러나 많았다. 쩌우추취 전략이 가동되기 시작한 2009년의 565억 달러보다 약 3.4배나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쩌우추취에 나선 기업들의 수도 엄청나다. 전국 곳곳의 무려 5만여 개나 되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지구촌 190여 개 국가에 진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5대양 6대주에 중국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태국에 공장을 운영하는 베이징의 K모 타이어 회사 직원인 정하이(鄭海) 씨가 "주변의 협력 업체들 중에 해외에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다. 국내에만 안주한다는 것은 성장을 포기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면서 쩌우추취가 진짜 중국 경제의 뉴노멀이 됐다고 강조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이들 중 가장 두드러진 기업을 꼽으라면 역시 최근 유독 외신들의 주목을 모으는 전기차의 지존 BYD(비야디比亞迪)와 초저가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우선 비야디의 경우 수년 전부터 브라질, 태국,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시장까지 최대한으로 잠식하고 있다. 또 쉬인은 최근 패션의 본고장 파리에 첫 매장을 개장하자마자 현지 브랜드들의 반발을 살 만큼 활발하게 쩌우추취에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쩌우추취에 적극 나서는 것은 역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이 일상인 현실에서 파악 가능한 내수 부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거의 3배 가까운 대만에 못지 않은 인건비 폭등, 국내에서 소화가 불가능한 과잉 생산 등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자국 경제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국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독려도 이유로 거론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쩌우추취는 인건비가 중국보다는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시장이 큰 동남아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BYD나 쉬인의 사례에서 보듯 앞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까지 확대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투자액 역시 시간이 갈수록 대폭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중국이 세계 각지에서 전개하는 글로벌 현지 경영이 이제 목전의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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