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車보험 적자 속 보험료 인상 눈치게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3010011868

글자크기

닫기

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11. 23. 18:00

이선영증명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눈치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보험료 인하 여파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올해 3분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손실을 냈고 연간 기준으로 DB손해보험 역시 적자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는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야만 적자를 벗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장서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기보다는 타사 분위기를 살피는 분위기입니다.

손보사들이 자체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올리지 못하는 건 정부의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 보험인 만큼, 보험료 변동 여부가 소비자물가와도 연동되는 만큼 당국과의 협의를 거치는 구조입니다. 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게 되면 실제 보험료 인상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선제적으로 나섰습니다.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검토'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업계 맏형의 발언은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른 손보사들도 삼성화재의 발언과 당국의 반응을 주시하며 보험료 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손보사들은 지난 4년간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차원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는 결국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고,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로 이어졌습니다.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할 시점이 된 겁니다.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상 검토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만큼 공은 당국에 넘어갔습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를 살피며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화재가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결국 보험료 인상하지 못한다면 다른 보험사들 역시 인상 논의를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내년에도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손보사들은 인상이 어렵다면 최소한 동결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손보사들의 상생금융 동참에 따른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 정책이 결국 보험사에 손실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됐습니다. 자체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분위기만 살피고 있는 모습이죠. 당국이 보험업계의 절박한 목소리에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선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