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롱리스트 구성 내달 구체화
실적 성장세·안정적 성장구조 갖춰
생산적 금융전환 '정부 발맞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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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에서도 경쟁자를 앞서 있지만, 지난 3년간 보여준 성과 측면에서 두 금융그룹 회장은 경영능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을 강조하며 금융그룹들이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진 회장과 임 회장 모두 이재명 정부 정책기조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이들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18일 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진옥동 회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이 포함된 4명의 압축후보군(숏리스트)를 확정했다.
다음달 4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를 열고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9월 26일 첫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했는데, 각 후보의 성과와 자격 요건, 역량 등에 대해 밀도 있는 검증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보다 한 달 가량 늦게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17일~18일 이틀에 걸쳐 열린 이사회 기간 중 임추위를 열고 롱리스트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롱리스트에는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그룹 내 주요 자회사 대표이사, 전임 우리은행장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행장 중에선 권광석 전 행장과 이원덕 전 행장, 조병규 전 행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우리금융도 롱리스트를 구성한 만큼 검증절차를 진행해 내달 중순 이후에는 최종 후보군을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룹 내외부에선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 3년간 보여준 경영성과를 놓고 보면 경쟁자를 충분히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핵심 해외법인 일본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져왔고 신한은행장도 4년간 맡아 리딩뱅크 위상을 다져왔다. 신한금융 회장에 올라선 뒤에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통해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올해 순익 5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며 주가를 올해에만 60% 이상 끌어올렸다. 재일교포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그룹과의 리딩금융 경쟁을 위해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만큼 진 회장이 연임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그룹 대내외 요구도 있다.
관료 출신으로 금융위원장과 농협금융 회장 등을 역임했던 임종룡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우리금융의 발목을 잡아왔던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문제 등 미흡한 내부통제 문제를 조기에 수습했다. 또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출신별 갈등 등 계파문화 근절을 위해 공을 들이는 등 우리금융의 조직문화 혁신에 최선을 다해왔다. 이에 따라 이달 초에는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퇴직직원 동우회가 합병 27년만에 통합하기도 했다. 은행에 집중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증권과 보험 자회사를 편입하는 등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했고, 그 결과 안정적인 순익 성장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모두 올해 들어선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임 회장은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전환 계획을 내놓았다. 진 회장도 생산적·포용금융에 110조를 투입하기로 한 데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코스피 5000시대' 실현에 보조를 맞춰 주식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다시 한번 코리아'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은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커리어 측면에서도 앞서 있지만, 정부가 추진한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금융그룹 CEO 중 유일하게 참석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췄고,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도 동행한 점 등은 그의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의 증권사 출범과 생명보험사 인수 등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은 가장 두드러진 경영성과"라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도 임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