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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남중부 ‘50년 만의 대홍수’…사망 91명·피해액 7300억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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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24. 10:17

VIETNAM FLOODS <YONHAP NO-4372> (EPA)
지난 20일 홍수로 물에 잠긴 베트남 칸호아성 냐짱 지역의 항공 사진/EPA 연합뉴스
베트남 남중부 지역이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대홍수로 신음하고 있다. 기상 관측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물이 범람해 마을을 집어삼키고 산사태가 도로를 끊어놓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베트남 재난 당국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남중부 지역에서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23일까지 91명으로 늘어났다. 경제적 피해 규모도 13조 780억 동(약 73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베트남 기상당국은 "3~5개 주요 강 유역에서 동시에 역대 최고 홍수위를 경신하는 현상은 지난 50년 관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는 극히 드물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재난"이라고 밝혔다.

피해가 가장 막심한 지역 중 한 곳인 닥락성의 경우 송힌 지역의 일주일간 누적 강수량은 무려 1861mm에 달한다. 말 그대로 물 폭탄이 쏟아진 셈이다. 유명 관광지인 냐짱(나트랑)이 있는 카인호아성과 그 외 자라이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10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관측됐다.

이로 인해 닥락성에서만 63명이 목숨을 잃었고, 카인호아성 15명, 자라이성 3명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주택 수백채가 붕괴됐고 한때 20만 채가 넘는 가옥이 침수됐다.

홍수가 휩쓸고 간 현장은 처참했다. 닥락성 등에서는 여전히 수만 가구가 정전 상태이며 통신 두절 지역도 62곳에 달한다. 농경지 8만 2000 ha(헥타르)가 물에 잠겼고, 가축 330만 마리가 폐사하거나 떠내려가 농민들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국도와 철도 곳곳이 산사태로 끊기면서 구호 물품 전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 상황도 사실상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남아공을 방문 중인 팜 민 찐 총리는 23일 새벽 긴급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베트남 정부는 피해가 가장 심한 닥락성과 럼동성 등에 총 1조 1000억 동(약 613억 원)의 긴급 구호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국가 비축미 4000톤(t)을 긴급 방출해 이재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총리는 "단 한 명의 국민도 굶주리거나 추위에 떨게 해서는 안 된다"며 군과 경찰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고립 지역에 접근하고, 전염병 예방 등 2차 피해 방지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태풍·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에 한국 정부도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지난 21일 연이은 태풍과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베트남의 재난 대응을 돕기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 7100만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금은 국제이주기구(IOM)를 통해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긴급 구호와 임시 거처 마련, 파괴된 주택 복구 등에 쓰일 예정이다.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한국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베트남 국민과 항상 함께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번 지원이 피해 지역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과 건강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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