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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내방가사, 세계기록유산 등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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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1. 24. 11:14

국제자문위원회 심사 거쳐 2027년 유네스코서 등재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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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 중 말모이 원고. /국가유산청
한글을 널리 사용하고, 지키려 한 노력을 담은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국가유산청은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와 '내방가사'를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에 올리기 위한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자료는 앞으로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심사를 받게 된다. 형식 요건과 적격성을 검토한 뒤, 국제자문위원회(IAC) 심사를 거쳐 2027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는 근대 국어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사전 '말모이'의 원고 1책과 조선어학회(한글학회의 전신)가 1929년부터 1957년까지 작성한 '조선말 큰사전' 원고 18책을 포함한다.

말모이 원고는 독자적인 사전 편찬 역량을 보여주는 자료로,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려 한 노력의 산물로 여겨진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일본 경찰에 압수됐다가 해방 이후 찾은 역사가 깃들어있다. 두 자료는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모국어 운동의 산물로도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한자 중심에서 한글 중심으로의 언어생활 변화와 문맹 퇴치, 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내방가사'는 여성의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의 한글 문학이다. 조선 후기 여성들이 창작한 문학 작품을 한글로 적으며 전승돼 왔다. 이번에 등재 신청한 자료는 1794년에서 1960년대 말까지 창작된 가사 567점을 아우른다.

내방가사는 당대 여성의 활동과 사회적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크다. 예를 들어 1794년 연안이씨가 지은 '쌍벽가'는 아들과 조카가 과거에 급제해 느낀 희열을 표현하면서 자신의 공헌을 은근히 드러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성들끼리 모여 봄놀이를 즐겼던 경험이나 새로운 문물이 밀려들던 시기에 여성이 겪은 변화, 가족에게서 느끼는 서러운 마음 등을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도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은 "다양한 계층의 여성이 문학 공동체를 형성하고, 자발적으로 창작과 전승의 주체로 활약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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