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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022년 말 정기 인사를 통해 선임된 외부 인사 출신 CEO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이 대표는 취임 이후 '헬스&웰니스'를 기조로 조직의 방향성을 재정렬해왔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빼빼로를 메가 브랜드(글로벌 매출 1조원)로 육성하라"라는 주문 아래 스낵·간식·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매출 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올 3분기 누적 기준 회사의 영업이익이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67억원) 대비 32% 감소하며 실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 주 2026년 정기 그룹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롯데는 통상 '성과 중심' 원칙을 유지해 왔으며, 지난해에도 그룹 CEO의 36%를 교체하는 고강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신 회장은 그간 인도·아프리카 등에서 원료 공급망과 해외 유통망을 직접 출장 점검할 만큼 식품 사업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관리해 왔다. 그럼에도 롯데웰푸드의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딘 점은 올해 인사 판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위기감은 지난 7월 열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감지됐다. 예년 하루 일정으로 진행됐던 회의는 올해 1박 2일로 확대됐고, 시종일관 엄중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식품사들에 '핵심 제품의 브랜드 강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롯데웰푸드가 제과·식품 통합 이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았던 HMR(가정 간편식) 사업이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당시 롯데웰푸드의 전신 롯데푸드는 5년 뒤인 올해까지 간편식 사업 매출을 4200억원대로 끌어올리고 HMR 브랜드 '쉐푸드'의 시장 점유율도 8%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김천공장·평택공장에 간편식 생산라인과 밀키트 설비까지 구축했다.
그러나 HMR 부문 매출은 5년째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HMR 부문 매출은 2022년 2626억원, 2023년 2734억원, 2024년 2738억원으로 정체 상태다. 지난해 10월 시장 공략을 위해 HMR 브랜드 '식사이론'을 출범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했지만, 올 3분기 기준 누적 HMR 매출은 1866억원으로 전년 동기(2044억원)를 밑돌았다.
이미 CJ제일제당 등 굵직한 경쟁사들이 시장을 선점한 HMR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롯데웰푸드가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제품군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현재까지는 뚜렷한 성장세를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다.
회사는 내부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혁신추진단을 신설하고 한국앤컴퍼니 출신 서정호 부사장을 핵심 인력으로 영입했다. 이달 초에는 손보현 상무와 서은정 상무보를 혁신추진단 임원으로 영입하며 힘을 보탰다.
신 회장이 식품 사업을 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축으로 둔 만큼, 향후 포트폴리오 조정과 HMR 성장 속도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