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캐피탈은 태풍의 눈으로까지 대두
하지만 속으로 곪아 속속 도산,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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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금융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사모펀드는 무려 2만1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사모펀드의 전성시대라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최근 중국의 재력가 투자자들 중에는 은행보다는 사모펀드를 선호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사모펀드 운용이 대박을 기록할 경우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은행을 통해 올리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우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일부 사례를 살펴보면 진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20여 년 동안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지존으로 불린 스타벅스의 지분 60%를 인수한 보위(博裕)캐피탈의 케이스를 대표적으로 거론할 수 있다. 일단 성공적인 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이득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보위캐피탈의 실질적 소유주로 유명한 장쩌민(江澤民)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손자 장즈청(江志成)은 돈벼락을 맞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다른 사모펀드들 역시 잘 나갈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라고 해야 한다. 업계 전체가 속으로 곪으면서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른바 강시(좀비) 사모펀드들이 엄청나게 양산되고 있다. 전체의 3분의 1인 7000여 개가 강시 상태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채 도산한 사모펀드들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쉬쉬 하고 있으나 지난 3년 동안 최소한 100여 개 가까이가 도산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투자자들의 총 피해액도 10조 위안(元·208조 원) 전후에 이르렀다고 한다. 중국정법대학의 양판(楊帆) 교수가 "각종 편법으로 겨우 목숨을 연명하는 사모펀드들까지 더할 경우 현실은 더욱 참담해질 수 있다. 아마 10배 정도는 더 도산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한때 업계 기린아로 통했던 중진쯔번(中金資本)투자유한공사의 비극을 살펴보면 현실은 훨씬 더 잘 알 수 있다. 회사가 박살이 나자 바로 산쥔바오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해외로 도주한 것에서도 모자라 상당수 임직원들조차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광범위하게 돌고 있다.
당연히 중국의 사모펀드들이 악전고투하는 것은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여기에 업계에 만연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현재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 문제들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모펀드들이 겪는 극단의 어려움이 오래 갈 것이라는 얘기가 될 듯하다. 중국 경제가 계속 폭탄을 안은 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은 이제 별로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