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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레디코리아 훈련’ 3년… 재난상황 실전 대응력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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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11. 25. 18:16

대형·복합재난 민관합동 훈련
국가 기반시설→생활공간 범위 확장
전기차 화재·압사 사고 등 사례 반영
전문가 참여… 잠재 위험 요소 발굴
기관 간 공조 체계·정보 연동성 강화

최근 기후 위기와 도시 인프라 노후화로 대형·복합재난의 발생 빈도와 위험이 급증하면서 이에 대비한 정부의 실전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레디코리아(READY Korea) 훈련이 도입된 지 3년이 지났다. 'Real event Exercise with Aspiration and Desire for safetY'의 약자인 이 훈련은 대형·복합재난에 대비해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 민·관이 합동으로 대응 체계를 실전적으로 점검하는 범정부 훈련이다. 도입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복합재난 대응 체계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디코리아 훈련은 잠재된 위험을 선제적으로 다루기 위해 훈련 범위를 국가기반시설에서 국민 생활공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장해왔다. 첫 훈련은 2023년 9월 경기 성남 율현터널에서 실시됐으며, 지하 50m 고속철도 터널 내 객실 화재와 비상정차 상황을 가정해 승객 대피, 연기 확산, 터널 구조 동선 등을 실제와 동일하게 재현했다. 이후 울산 해상에서는 해무 속 선박 충돌과 유류 유출을, 서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공장 폭발과 유해 화학물질 누출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는 항공기 착륙 사고를 각각 다뤘다. 특히 고리 원전 인근에서 진행된 지진 복합재난 훈련은 48개 기관, 2000명 이상이 참여한 최대 규모 훈련으로, 발전소 정지와 화재, 방사선 대응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고난도 시나리오였다.

훈련은 생활공간에서 발생하는 '생활형 재난'으로도 확대됐다. 전주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훈련에서는 실제 사례를 반영해 차량 화재가 건물 전체로 확산되고 고층 고립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설정했으며, GTX-A 구성역 훈련에서는 폭우로 대심도 지하공간이 침수되고 정전·합선이 이어지는 상황을 재현해 특수 구조 환경에서의 대응 능력을 점검했다. 부산 공연장 훈련에서는 폭발·화재와 압사 위험이 겹치는 상황을 구성해 최근 국내외에서 반복된 다중운집 사고에 대비한 대응절차를 숙달했다. 재난은 더 이상 먼 곳 이야기가 아니라 도심·주거지·교통시설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위험'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흐름이다.

이처럼 레디코리아훈련은 국가기반시설에서 생활공간까지 영역을 넓히며 재난 유형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이 기간 모두 275개 기관, 5900여명이 참여하며 책상 위 시나리오가 아닌 실제 생활·산업 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고를 그대로 가져와 대응력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고도화됐다.

반복된 훈련을 통해 기관 간 공조 체계와 정보 연동성도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재난안전통신망(PS-LTE)을 기반으로 각 기관이 동일한 방식으로 상황을 공유하면서 현장과 지휘부 간 정보 흐름의 단절이 크게 줄었다. 과거 기관별로 달라 혼선이 발생하던 통신체계는 3년간의 훈련을 거쳐 "훈련 장소가 달라져도 동일한 프로토콜이 작동하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사고 시나리오 설계 방식도 바뀌어, 각 분야 전문가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실제 재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굴·보완하는 방식이 정착됐다. 행정안전부는 매 회차 "중복된 재난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해 계절적·사회적 위험 요인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재난유형을 발굴해왔다.

정부는 레디코리아 훈련이 완벽한 모형 훈련일 수는 없지만, 각 기관이 동일한 절차로 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경험을 축적해 온 만큼 실제 재난에서도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응 지휘, 정보 공유, 초기 구조·의료 절차 등은 훈련을 통해 상당 부분 정립됐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레디코리아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토대로 구성한 실전형 훈련"이라며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대응 체계를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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