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파키스탄군, 아프간 동부 공습에 어린이 등 10명 사망… 국경 긴장 ‘최고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6010013657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26. 10:49

TOPSHOT-AFGHANISTAN-PAKISTAN-CONFLICT <YONHAP NO-4795> (AFP)
파키스탄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등 10명이 사망한 가운데,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코스트주에서 열린 합동 장례식에서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무덤을 덮고 있다. 이번 공습은 파키스탄 내 자살 폭탄 테러 다음 날 발생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사이의 긴장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파키스탄군이 아프가니스탄 영토를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탈레반 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당국은 전날 파키스탄군이 아프간 동부 지역을 공습해 어린이 9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번 폭격은 최근 파키스탄 내에서 급증한 일련의 테러 공격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큰 인명 피해를 입었다. 지난 25일 페샤와르의 준군사조직 본부에서 자살 폭탄 테러범 3명이 공격을 감행해 대원 3명이 숨졌다. 앞서 이달 초에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법원 앞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인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전날에는 아프간 국경 인근 남와지리스탄의 군사 학교 정문으로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돌진해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 공격들을 감행한 무장세력, 특히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아프가니스탄을 안전한 은신처로 삼아 파키스탄으로 침투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2007년 결성된 TTP는 알카에다의 이념을 따르는 강경 파슈툰족 무장단체로, 아프간 탈레반과는 '이념적 형제' 관계다. 이들은 과거 미군에 맞서 아프간 탈레반과 함께 싸웠으며, 현재는 아프가니스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재집권했을 때만 해도 임란 칸 당시 파키스탄 총리는 "노예의 족쇄를 끊었다"며 환영했으나, 기대와 달리 탈레반 정권이 TTP를 통제하기는커녕 사실상 방조하면서 양국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양국 관계는 이미 지난달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파키스탄이 카불에 있는 TTP 수장을 겨냥해 공습을 단행하자, 이에 반발한 탈레반군이 10월 11일 2,600km에 달하는 국경 전역에서 파키스탄군 초소를 공격했다. 이 교전으로 파키스탄군 23명과 탈레반 대원 9명이 사망하는 등 2021년 탈레반 재집권 이래 가장 치명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 협정이 체결됐지만 항구적인 평화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파키스탄이 요구한 '무장세력 소탕에 대한 서면 약속'을 아프간 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아프간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안보까지 우리가 보장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세력까지 아프간을 은신처로 이용하면서 파키스탄의 안보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한발 더 나아가 숙적인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TTP와 발루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나 인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