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기반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
합병 후 2027년부터 영업익 4조 전망
"지금까지 없었던 기술 개발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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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2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의 글로벌 진출 비전을 소개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3사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3사는 전날 각 이사회에서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이날 최 대표는 "블록체인 대중화 흐름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맞물린 현재의 기술적 모멘텀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 기회에 글로벌에서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자는 것에 네이버와 두나무가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AI와 웹3 등 신기술 융합을 통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 두나무가 전문역량을 갖춘 웹3는 이용자가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정보를 유통하는 인터넷 방식이다. 네이버는 신기술 융합에 필요한 전문 인재 양성과 유망 스타트업 발굴, 보안 인프라 강화에 향후 5년 간 10조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최 대표는 "3사의 역량을 단순히 합치는데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없었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 위에 커뮤니티와 콘텐츠, 금융 등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병 이후 네이버의 외형 성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네이버의 최근 3년간 연간 매출(연결기준)을 보면 2022년 8조2201억원, 2023년 9조6706억원, 2024년 10조7377억원으로 매년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20%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2022년을 끝으로 지난해 10% 초반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주력인 검색·광고 사업 등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AI와 핀테크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두나무의 막강한 자금력이 외형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 5년간(2020~2024년) 두나무의 연평균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높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했다. 기존 검색·광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기반의 핀테크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2027년 이후 4조원 이상으로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3사가 합병을 공식화한 이날 오전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대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두나무에 따르면 오전 4시 42분경 54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알 수 없는 외부 지갑으로 전송된 정황이 포착됐다.
유출된 디지털 자산은 솔라나(SOL), 더블제로(2Z), 액세스프로토콜(ACS), 봉크(BONK) 등 24종이다. 두나무는 업비트의 가상자산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전반적인 보안 점검을 진행했다. 업비트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은 2019년 11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