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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오르카’ 놓친 韓… 60兆 캐나다 프로젝트 수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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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11. 27. 18:01

폴란드 잠수함 사업 사브 A-26 낙점
발트해 안보재편 등 방위동맹에 밀려
加 차세대 잠수함 사업 K-방산 사활
정부, 한화오션·HD현대重 원팀 승부
지난 2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가운데)이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왼쪽 네 번째), 강환석 방위사업청 차장 등과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인 장영실함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제공=한화오션
폴란드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인 일명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스웨덴 사브(Saab)가 낙점되고, 한국 한화오션이 고배를 마셨다. 폴란드 정부는 "오르카 프로그램을 통해 3척의 A-26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약 100억 즈워티(약 4조원)로, 3척 도입을 위한 다자간 계약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정부는 단순 무기 구매를 넘어 "발트해 보호를 위한 새로운 안보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는 단순 해군 전력 보강을 넘어 안보·산업협력·해상 감시 체계 전환을 의미한다고 유럽 현지 안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폴란드 정부의 결정에는 자국의 "조선 산업 및 국방 협력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스웨덴 정부의 절충교역(Off-Set) 조건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웨덴의 A26 잠수함 단순 수출을 넘어 폴란드 조선소 참여, 기술이전, 조선-국방 산업 연계 등 "방위산업 동맹"을 내세우는 전략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많다.

한국측에서 보면, 폴란드의 이번 A-26 선정 및 오르카 결정은 단순 수출입 계약 이상의 의미가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 위협, 해저 인프라 보호, 나토 연계 등 복합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해군 구조를 전면 재편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단순 "새 잠수함 도입"이 아니라 "발트해 안보 재편", "산업·국방 블록 협력", "해저 전장 대비"라는 전략 구조 속에서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폴란드 현지와 국제 매체의 보도는 우리가 기존에 단순 기술 경쟁으로만 보던 조선·잠수함 수주전을 전략-외교 복합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폴란드 '오르카(ORKA)' 잠수함 사업에서 한국형 잠수함이 최종 탈락하면서 방산 업계의 시선이 급격히 북미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폴란드의 선택은 연안전·EU조달 규범이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일 뿐"이라며 "한국이 진짜 집중해야 할 전장은 폴란드가 아니라 캐나다"라고 강조했다.

단일 규모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K-잠수함의 기술 방향과 요구 조건이 정확히 일치하는 유일한 시장이다.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 도입 시 기술이전·현지 건조·해군 MRO 구축을 강하게 요구하는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방산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다만 업계는 한 가지 조건을 강조한다. 캐나다 시장에서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이 필수라는 점이다.

K-방산의 미래가 더는 "개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급 컨소시엄"을 통해 60조원 초대형 시장에 뛰어드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는 경고다. 폴란드는 지나갔다. 한국 잠수함 산업의 도약을 결정할 진짜 승부처는 북극과 대서양을 지나는 캐나다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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