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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구리 도둑’ 기승…“올해 1100억여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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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5. 11. 30. 11:39

1~6월 미국서 통신망 절도 및 방해 9770건 보고
지난달 구리 가격 사상 최고…FBI, 범인 검거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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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상점에 구리관이 진열돼 있다./AP 연합
미국 전역에서 구리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관련 기업과 사법기관이 추적 장치 설치, 신고자 포상금 지급, 엄중 처벌 요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미케이블방송통신협회(NCTA)에 따르면 올해 1~6월 미국에서 통신망에 대한 고의적인 절도나 방해 행위가 9770건 보고됐다.

이는 직전 6개월간 보고된 건의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발생한 서비스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는 800만명이 넘는다.

미국 통신기업 AT&T는 구리 절도로 인해 올해 1~10월 회선 수리 및 교체에 7600만 달러(약 1100억원)의 비용을 소요했다.

AT&T는 유지 보수 비용 문제 때문에 구리 네트워크를 더 최신 기술로 교체할 수 있도록 연방·주·지방 정부에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로비 활동을 해 왔다.

전기 배선에 사용되는 전도성 금속인 구리에 대한 수요는 최근 몇 년간 풍력 터빈,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분야의 호황이 일면서 증가해 왔다.

구리 가격은 지난달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당 1만1146달러(약 1638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도둑들의 수법은 대담하다. 안전모와 조끼로 위장하고 지하 전선을 훔치기 위해 보도에 깔린 무거운 금속판을 뜯어내기도 한다. 자신들이 절단한 선을 수리하는 작업자를 지켜본 뒤 다시 훔칠 기회를 노린다.

일례로 구리 절도의 온상이 된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최근 폐쇄된 교회 앞의 전봇대와 나무에 절단된 케이블이 걸린 채 발견됐다. 구리가 제거된 케이블 더미가 지하실 창문 앞에 잔뜩 쌓여 있기도 했다.

이번 단선으로 911 응급전화, 인터넷 및 유선전화 서비스가 마비됐고 최소 1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도시 전체가 암흑에 빠지기도 했다.

올리비아 트러스티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은 "이것은 공동체를 고립시키고 생명을 위협하며 수백만 달러의 수리비용을 초래하는 고의적인 파괴 행위"라며 "통신 인프라의 신뢰성, 복원력,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LA지부 대테러부 특수요원 아미르 에사이는 "구리 절도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범죄 조직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FBI는 지역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해 범인을 색출하고 검거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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