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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글로벌 공략]에이비엘바이오,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로 ‘신약기업’ 부푼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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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12. 01. 17:58

그랩바디-B 8조원대 기술이전 계약
뇌혈관장벽 투과 기술 글로벌 존재감
기술이전 의존한 수익구조 한계에
후기임상 아우르는 개발기업 정조준
에이비엘바이오가 플랫폼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핵심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의 기술이전 성과가 쌓이면서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아직 매출의 전부를 기술이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신약 후기 임상과 상업화를 통해 자체 수익 창출에 성공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그랩바디-B 기술로만 누적 8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올렸다. 지난 4월 영국 GSK와 4조1000억원 규모 계약에 이어, 11월에는 미국 일라이 릴리와 3조 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특히 릴리로부터는 22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까지 유치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빅파마의 직접 투자를 받은 기업이 됐다.

이러한 성과는 모두 그랩바디-B 플랫폼의 경쟁력에서 비롯됐다. 그랩바디-B는 약물의 뇌혈관장벽(BBB) 투과를 돕는 플랫폼 기술이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장벽인 BBB 투과율을 높여 약물이 잘 침투할 수 있도록 하는 셔틀 역할을 한다. 이에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 신약을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연이은 성과에 에이비엘바이오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사가 최근 두 건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받게 되는 선급금은 1325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4배 이상이다. 지난달 체결한 릴리와의 계약금까지 올해 매출에 반영될 경우 지난 2022년 이후 지속된 적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인 전망은 장밋빛이나 과제도 존재한다. 매출이 아직 기술이전 성과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서다. 기술이전은 바이오 기업의 초기 자금 확보에 유리한 방법이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총 계약금액이 아무리 높아도 계약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선급금의 규모는 5% 안팎이며, 이 외 후속 마일스톤이나 판매 로열티는 조건부 지급이다.

이에 외부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자체 수익 창출원을 마련하는 게 다음 과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기존 성장 모델의 한계를 인식하고 신약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에 집중해 지속적인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주요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을 직접 진행해 자체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또 다른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T 역시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가장 빠른 로열티 수익 확보가 기대되는 약물은 담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001이다. 미국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임상 2/3상을 진행 중인 ABL001은 내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업화 성공 시 연간 2000억원의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항체 ADC 분야에서는 자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미국 법인 네옥바이오(NEOK Bio)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인 ABL206와 ABL209의 개발과 상업화를 직접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은 물론 글로벌 빅파마와 M&A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ABL111의 임상1상 결과도 주목된다. 위식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111에는 회사의 또 다른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T가 적용됐다. 이에 아직 그랩바디-B에 비해 기술이전 성과가 적은 그랩바디-T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아직 설립 10년이 되지 않은 바이오 기업인 만큼 초기에는 자금 확보를 위해 기술이전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기술이전으로 확보한 자금력을 토대로 임상 2상, 3상까지 자체 진행해 신약 개발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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