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SNS 등 분석해 실적 극대화
매출 상승세…올 3분기 400억원
日 시장서도 성장…美 진출 속도
|
|
지난 1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만난 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는 이 상황을 "이커머스 역사상 가장 큰 판 흔들림의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정 대표는 "광고만 들여다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포털·커머스·SNS·콘텐츠 전반의 전체 노출 지형을 데이터로 통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의 흐름도 그의 진단을 뒷받침한다. 플랫폼 광고 단가는 오르는데 판매는 정체되고, 허위·과장 광고는 늘면서 셀러들의 체감난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커머스가 '광고의 게임'에서 '기술과 최적화의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가 5년 전 국내에 처음 제시한 'EEO(e-commerce engine optimization·이커머스 엔진 최적화)' 개념도 같은 맥락이다. 정 대표는 "광고비를 올리면 단기 성과는 나오지만 지금은 그 방식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며 "돈을 덜 쓰고 더 높은 ROI(투자대비효과)를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EO는 포털·검색·커머스·SNS·콘텐츠 등 전 영역에서 광고·비광고 데이터를 통합해 전체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예컨대 한 플랫폼에서 특정 키워드를 광고로 1순위에 올리려면 월 2000만원 정도가 들 수 있다. 하지만 블로그·리뷰·커뮤니티 유입을 조합하면 500만원 안팎으로도 동일한 매출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광고 대신 '전체 데이터'를 봐야 이런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토어링크는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연 3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초기에는 한국 기업 중심이던 광고주도 최근에는 일본 현지 기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광고 자동화·운영 효율화 플랫폼을 구축해 지난 9월 아마존과 공동 웨비나를 열었다. 그는 "라쿠텐·큐텐·타오바오 등 국가별 커머스 지형이 모두 다르다"며 "각 플랫폼을 네이버 분석하듯 뜯어보고 구조에 맞게 EEO를 현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바라보는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비공식 계정을 통한 허위·과장 광고 급증, 또 하나는 광고 효율의 구조적 붕괴다. 그는 "해외 플랫폼에서는 광고주 실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비공식 계정이 크게 늘었다"며 "광고비는 오르는데 매출은 역성장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셀러들의 체감난이 크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만 보던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광고·비광고를 묶어 최적화할 수 있는 기업만 시장에서 버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의 창업 이력은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3 시절 웹하드 프로그램 개발로 처음 10억원을 벌며 창업에 발을 들였고, 이어진 두 번째 창업에서는 실패를, 세 번째 창업에서는 VC(벤처캐피탈) 투자를 받아 회사 매각을 경험했다. 스토어링크는 네 번째 도전이다.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약 400억원. 그는 "어릴 때 부모님이 IMF 이후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직장인이 아닌 삶'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고 말했다.
그의 리더십 원칙은 '사람과 데이터의 균형'이다. 정 대표는 "데이터 회사라고 해서 사람을 숫자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며 "젊을 때 한 번 깊이 몰입해본 경험이 직업적 토대를 단단히 하고, 이러한 몰입의 힘이 커리어와 조직의 성장을 이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현재를 '커머스 시장의 대전환기'로 규정하며 "앞으로는 광고비를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광고·비광고 전 영역을 데이터로 얼마나 정교하게 묶어 내느냐가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며 "커머스는 이제 광고의 게임이 아니라 기술과 최적화의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