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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 한 번에 40분 증발...카제나 덱빌딩의 치명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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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2. 04. 18:42

함장 레벨 53을 찍으며 느낀 카제나의 구조적인 문제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스마일게이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 출시 이후 약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출시 직후부터 매일 게임을 즐기며 어느덧 함장 레벨 53을 찍었다. 

출시 초기에는 전투원을 성장시키고 카오스를 도는 과정 자체에 재미를 느꼈지만 시간이 갈수록 게임 그 자체가 가진 구조적 문제와 한계를 실감하게 됐다. 

게임을 하며 긴장감과 설렘을 느끼기보다 지루함과 피로감을 먼저 느끼는 수준에 이르렀다. 

덱빌딩의 과도한 랜덤성과 콘텐츠 진행에 들어가는 시간, 재화 부족으로 인한 성장 정체, 특정 레벨에서 느끼는 콘텐츠 공백 등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카제나를 직접 플레이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핵심 문제점들을 정리했다. 

◆ 통제할 수 없는 덱빌딩이 만드는 불쾌감

많은 선택지 중에서 원하는 선택지는 단 하나뿐이다. /인게임 캡처
현재 카제나의 핵심 콘텐츠는 카오스를 돌고 덱을 완성하는 '덱빌딩'이다. 문제는 덱빌딩의 랜덤성이 너무 크고 유저가 제어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 유저들이 카오스를 돌며 원하는 덱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하는 카드가 번뜩임이 뜨길 빌고, 그 번뜩임이 원하는 옵션이기를 기원해야 한다. 

그리고 그 번뜩임 카드가 복제 대상이어야 한다. 하나라도 어긋나는 순간 다시 카오스를 돌며 이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원하는 번뜩임이 뜨지 않으면 다시 덱빌딩을 시작해야한다. /인게임 캡처
이 모든 과정에 유저들은 개입할 수 없고 확률에 의존해야한다. 모든 번뜩임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도 마지막 보스에서 원하는 카드 복제가 뜨지 않았을 때의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덱빌딩이 어렵다보니 전투원 구출을 하다 새로운 캐릭터가 나와도 기대감보다 걱정이 먼저 든다. 한 방에 1만 딜을 넣거나 20연타를 날리는 뽕맛 넘치는 조합을 봐도 따라 할 수가 없다. 

적어도 번뜩임 옵션을 고를 때 선택지를 재설정하거나 보스를 잡고 카드를 복제할 때 원하는 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0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최소한의 저점 방어가 필요하다. 

◆ '시간 잡아먹는 괴물' 카오스는 기본 40분...소탕도 자동 전투도 없다
소탕이나 전투 배속 기능이 없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인게임 캡처
카제나는 기본적으로 게임이 무겁다. 일일 미션을 깨고 에테르를 소모하는 것부터 카오스를 돌기까지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매일 반복하는 일일 미션이나 시뮬레이션도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다. 재화 수급 이외에는 의미가 없는 시뮬레이션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 자체가 많은 피로를 유발한다.

시뮬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만 소탕 기능이나 전투 배속 기능이 없다. 그 덕에 느릿느릿하게 전투를 치르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

그나마 있는 자동 전투의 성능도 아쉽다. 만약 사용하는 덱이 '보존'처럼 특수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경우 전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중요한 스킬은 안 쓰고 답답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다 못해 직접 마우스를 잡는 경우도 많았다. 적어도 카드 사용의 가중치 정도는 유저가 설정할 수 있어야한다.

카제나의 핵심 콘텐츠 카오스를 도는데도 최소 40분 이상의 시간이 들고 길게는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카오스에도 스킵이나 배속 기능이 없어 이미 봤던 이벤트도 하나하나 눌러가며 넘겨야한다.

몇몇 전투 스테이지의 몬스터 체력을 1로 만드는 임시 조치로는 해결할 수 없다. 콘텐츠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 성장 요소는 산더미인데...에테르는 '기근난'
파트너 진급 재화까지 파밍하려면 에테르가 남아나지 않는다. /인게임 캡처
우여곡절 끝에 함장 레벨 50을 찍으면 새로운 벽에 부딪히게 된다. 전투원 레벨을 60까지 올릴 수 있게 되며 성장 재화 기근에 시달리게 된다.

기존에 소모해야 했던 유닛 및 경험치에 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하므로 여러 전투원을 키우기가 어렵다. 

이 외에도 잠재력이나 에고 돌파, 기억의 조각, 파트너 레벨업 등 캐릭터 하나에 들어가는 재화는 산더미 같은데 상대적으로 에테르의 양이 부족하다.

매일 에테르를 풀 충전해서 일주일 정도 재화를 모아도 한 캐릭터를 겨우 키울 정도다.

지난 3일 전투원 레벨업에 드는 유닛 80%를 깎아줬지만 그 외에 재화 소모량은 아직 그대로다. 

새로운 전투원을 얻고 맞춤 조합을 짜서 다채로운 플레이를 즐기고 싶어도 재화가 없다는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 40부터 시작되는 카제나 최대 정체기..."근데 이제 뭐 함?"
50을 찍어야 높은 효율의 장비를 얻을 수 있다. /인게임 캡처
카제나에서는 함장 레벨 50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 50을 찍어야 최고 레벨 카오스에서 효율 좋게 파밍을 할 수 있어 많은 유저들이 목표로 삼는 지점이다. 문제는 50까지 가는 과정이다.

카제나에서 함장 레벨 40을 돌파하면 정체기가 찾아온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전투 임무까지 모두 소화하면 41에서 42레벨 정도가 된다. 이때부터 할 수 있는 콘텐츠가 극히 제한된다. 

매일 일일 미션을 깨고 에테르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성장 방법이 없다. 약 10일을 쉬지 않고 꾸준히 경험치를 모아야 50을 찍을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함장 레벨 53을 찍었다. /인게임 캡처
물론 50을 찍기 전에도 카오스를 돌아 경험치를 얻을 수 있지만 50레벨을 찍지 못 했기에 파밍 장비의 성능도 떨어지고 세이프 포인트 용량도 작아 원하는 덱을 완성할 수 없다.

50을 찍기 전까지 카오스는 경험치 파밍 수단에 불과하다. 이 시기의 지루함을 버티지 못하고 게임에서 이탈하는 유저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카제나를 즐기며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 

슈퍼크리에이티브도 출시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용해 여러 가지 문제를 수정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만 급하게 메꾸는 방식의 임시방편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유저 피드백을 반영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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