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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 피는 꽃 개발한 팀 안개꽃 팀장 '분필갈매기' 김선규 개발자.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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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연출을 굉장히 갈고닦았다. 올해 나온 한국 게임 중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자신한다"
비버롹스 현장에서 만난 개발자 중에서 가장 확신에 차고 당당한 태도가 드러난 한 마디였다. 그 만큼 본인의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비버롹스 2025 행사장에서 유독 눈길을 끈 작품이 있었다. 기둥에 묶인 채 꽃에 뒤덮인 소녀의 모습은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많은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멍하니 소녀의 그림을 지켜봤다.
바로 팀 안개꽃 '사람 속에 피는 꽃'부스였다. 과연 이 독특한 타이틀은 어떤 게임일까. 사람 속에 피는 꽃을 개발한 팀 안개꽃의 팀장 '분필갈매기' 김선규 개발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방탈출은 수단...꽃 피듯이 피어나는 인연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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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 피는 꽃 부스.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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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 피는 꽃은 지난 7월 출시된 단편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가상의 198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독재정부에 대항하는 혁명군의 비밀 아지트 지하실에서 진행되는 원맵 방탈출 게임이다.
기억을 잃고 지하실에 갇힌 주인공은 소녀와의 대화를 통해 힌트를 얻어내고 잠금장치와 퍼즐들을 풀어 탈출해야 한다. 플레이 타임은 약 2시간이다.
게임의 타이틀 이미지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예쁜 미소녀가 기둥에 묶인 채 꽃에 뒤덮여 있지만 죽은 듯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다. 분필갈매기는"겉으로는 생명이 넘쳐나지만 소녀가 되게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있도록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아름다운 듯하면서도 섬뜩한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사람 속에 피는 꽃'이라는 제목에도 중의적 의미가 담겨 있다다. 분필갈매기는 "말 그대로의 의미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꽃 피듯이 피어난다고 생각했다"며 "게임이 어떻게 보면 인연에 관한 게임이기 때문에 그런 걸 표현하려고 이름을 지었다"고 전했다.
방탈출 게임이라는 장르 때문에 난이도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분필갈매기는 "퍼즐이 재미있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스토리 몰입과 전달을 더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힌트를 얻으면 누구나 깰 수 있게끔 난이도를 굉장히 낮게 설계했기 때문에 퍼즐 풀이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사람속에서 피는 꽃이라는 소재도 상당히 독특하다. 전반적인 게임 구상 배경은 의외로 꽃과 관련한 악연이었다.
분필갈매기는 "꽃과 관련해서 기분 나쁜 일이 몇 번 있어서 그걸 다른 분들한테도 전달해보고 싶다는 게 첫 번째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의 영향을 받으며 게임을 발전시켰다. 특히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영향도 컸다. 분필갈매기는 "영화랑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브레이킹 배드에서 어떤 한 장면이 너무 강렬하게 다가왔다"며 "그 장면을 오마주해서 그 감정을 다른 사람한테도 한번 전달해보고 싶어서 게임을 구상했다"고 언급했다.
◆ "올해 한국 게임 중 손꼽을 만한 연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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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 피는 꽃 부스.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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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 피는 꽃은 비버롹스에 3년 연속 참가하고 있다. 분필갈매기는 "매번 행사 퀄리티가 높아지고 사람도 계속 더 많아진다. 특히 인디 게임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이 와주셔서 게임을 어필할 수 있고 소통하면서 게임에 대한 감상도 들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작품이 많은 비버롹스지만 사람 속에 피는 꽃은 이미 출시된 상태다.
원한다면 지금 당장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스에서는 현장에서 게임 구매를 인증하면 특별 굿즈를 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미리 준비한 굿즈도 2일차에 거의 품절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았다.
분필갈매기는 아직 게임을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이들을 향해 "스토리와 연출을 굉장히 갈고닦았다. 올해 나온 한국 게임 중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자신한다"며 "여주인공인 모라니라는 친구가 굉장히 예쁘고 미스터리한 캐릭터니까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 나눠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