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효율화·글로벌 확장 등 시험대
성공 방정식 통할까… 업계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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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철 대표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같은 대형마트 업종 안에서도 경쟁사 이마트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롯데마트는 적자 전환이라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업황 악화라는 공통 변수가 있음에도 성과 격차가 벌어진 것은 대응력과 경영 방향의 차이로 읽힌다. 시장 3위였던 홈플러스의 파산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대비는 더욱 뚜렷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차우철 신임 대표는 롯데마트·슈퍼의 점포 효율화와 온라인 전환, 오카도 시스템 고객풀필먼트센터(CFC) 가동 등 굵직한 과제들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롯데마트·슈퍼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 28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마트와 슈퍼 모두 최근 3년간 매출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경쟁사인 이마트(할인점)는 올해 분기마다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며 올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 늘어난 986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우철 대표는 실적 반등과 체질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차 대표가 롯데리아에서 통했던 성공 방정식을 롯데마트·슈퍼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21년부터 4년간 롯데리아 대표로 재임하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브랜드 리브랜딩과 상품 전략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
롯데마트·슈퍼는 오프라인 구조에 따른 부담도 안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는 국내 112곳, 해외 63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롯데슈퍼는 국내에만 340개 점포를 두고 있다. 출점 전략은 과거처럼 공격적이지 않다. 내부에서도 "상권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출점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점포 운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기조다. 내년 오프라인 출점 계획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매출 감소 국면에서 점포 수가 많은 구조 자체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과감히 정리했던 전례처럼, 차 대표 체제에서도 점포 효율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롯데가 중장기 해법으로 제시한 축은 온라인 그로서리다. 롯데마트는 2022년부터 영국 온라인 플랫폼 오카도와 협업해 부산에 초대형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구축 중이며, 해당 센터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카도 프로젝트는 부산 센터를 시작으로 수도권에는 고양에 2호 센터도 건립 중이다. 회사 측은 부울경 지역에 1호, 수도권에 2호가 가동되면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기본 구조가 갖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오카도 기반 물류센터 6곳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재검토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다. 오히려 오프라인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 아래,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에 비해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신선식품이 마지막 성장 영역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오카도는 동시에 부담 요인이기도 하다. 투자 규모가 큰 데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이미 쿠팡을 중심으로 배송 속도와 편의성이 기준처럼 자리 잡은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오카도를 통해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차별화 요소를 빠르게 입증하지 못할 경우 '투자 대비 성과'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배송 슬롯 세분화와 콜드체인 강화를 통해 신선식품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