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지방 도매업체 경쟁에서 밀릴 수 있어
제약사 중 권역별 도매업체 선정 첫 사례
|
지난 5일 대웅제약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한올바이오를 입찰 발주처로 지정하고 전국 10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을 대표할 거점도매를 선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고문에 적힌 입찰참가자격(PQ)에는 KGSP(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를 충족하고 순바닥면적이 1500㎥ 이상의 창고를 보유한 업체가 포함돼 있어 대형 도매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도매업계에서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대웅제약이 내세운 기준에 충족하는 업체는 기존 물량에서 늘어나면 시설이나 인적자원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도매업계 관계자는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의약품 유통 업계도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상황"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의약품 유통 필수 역량에 대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공급권 집중이 중소와 지역 도매의 배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도매의약품협회 관계자는 "대형 도매 위주로 되면 해당 도매업체에서의 도도매 거래가 더 늘어나게 된다"며 "소외 지역에서의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대웅제약은 이러한 거점 선정 배경을 유통 효율화로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현재 전국 42개의 도매업체에서 의약품을 직접 제공하고 있습니다. 권역별 당 100곳 이상의 도도매가 이뤄지고 있어 약국이나 의료기관에서는 중복 물량 혹은 품절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유통업체 수를 줄여 공급 루트를 단순화하고 업체별 중복되는 재고 확보를 최소화해 실질적인 의약품 공급을 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의약품 배송 시스템을 일원화할 계획입니다. 대웅제약은 실시간으로 의약품 재고와 배송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TMS)을 만들어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할 예정입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반품 시스템 개선도 내세우고 있다"며 "거점별 도매상들과 협업해 수월한 반품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일원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소수 정예 업체들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의약품 보관과 배송 서비스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약국과 소비자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9일 업체 공고가 끝났기 때문에 선정된 업체와 구체적인 입찰 등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대웅제약은 협상 및 계약 완료를 이달 30일에 체결할 예정입니다. 제약사의 권역별 거점 선정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사례인 만큼 이번 실험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