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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쿠팡은 박대준 대표가 사임하고, 모회사인 미국 쿠팡 Inc.의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이 임시 대표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실망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저스 임시 대표는 쿠팡의 초창기 멤버로 김범석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2020년 1월 쿠팡 본사에서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률고문으로 합류해 법무와 컴플라이언스를 총괄해왔다. 미국 브리검영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했으며, 국제 로펌인 시들리 오스틴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쿠팡이 법무 전문가인 해럴드 로저스를 대표로 선임한 것은 법리적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쿠팡은 대규모 집단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중과실이 인정되면 최대 1조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김 의장을 비롯한 쿠팡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 오는 17일 청문회가 열린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주로 한국 법인을 통해 대응해왔으나, 이번 대표 교체로 미국 본사가 사태 수습에 직접 나서게 됐다. 미국 본사 쿠팡 Inc.가 전면에 나서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로저스 임시 대표는 첫 공식 활동으로 17일 열리는 국회 과방위에 참석한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만큼, 해롤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서 김범석 의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까지 요구받는 마당에, 한국에서 근무하지 않은 외국인 임시 대표를 내세운 것은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일각에서는 법적 대응에만 집중할 경우 여론과 도덕성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위기 수습이 온전히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책임과 별개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정서적 접근이 중요한데, 법률가 출신 대표가 이를 얼마나 섬세하게 다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국회 청문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여론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관 채용 논란을 비롯해 부실한 사과문, 배상 등 책임 문제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쿠팡은 로저스 임시 대표 체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하고, 대내외적인 위기를 수습하는 한편 조직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보안을 강화하고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 이미지]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https://img.asiatoday.co.kr/file/2025y/12m/10d/202512100100102150005839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