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푸드마켓 재설계, 청담 한복판에
1년간 강남 식품라인 6000평 리모델링
신규고객 유입 늘고 매출 20% '껑충'
체류형 콘텐츠 강화… 3040세대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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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이날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22에 문을 열었다. 기존 SSG푸드마켓이 있던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전면 재구성해 총 1500평 규모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특징이다.
정유경 회장의 경영 색깔은 '공간 혁신'으로 요약된다. 체류 시간을 늘려야 연계 소비가 강화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신세계는 모객 효과가 큰 식품 카테고리를 대대적으로 손질했고, 그중에서도 객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델리'를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스위트파크·하우스오브신세계·신세계마켓 등을 연달아 리뉴얼하며 약 6000평 규모의 강남 식품 라인을 구축해 왔다. 그 결과 이 공간은 주말 10만명이 찾고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는 등 핵심 집객 시설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강남점에 처음 도입된 하우스오브신세계 역시 개점 1년 만에 객단가가 3배 이상 뛰었고, 강남점 구매 이력이 없던 신규 고객도 전년 대비 61% 늘었다. 강남에서 검증된 경제성과 체류 효과를 청담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가 이번 프로젝트의 관전 포인트다.
청담점의 중심축도 지하 1층의 식품관 '트웰브'다. 100석 규모의 아고라(광장), 중정, 원더바(스무디바), 프리미엄 델리 등을 더해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청담 상권의 주요 고객층인 30~40대 거주민과 주변 직장인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이에 맞춘 현대적 감각의 '웰니스 푸드'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패션 매거진 같은 식품관'을 표방한 트웰브는 의류 매장의 진열 방식을 식품 매장에 적용한 국내 첫 사례로, 대표 상품을 전면 배치하고 색상·소재·구성 요소를 시각적으로 강조해 마치 패션 매장을 걷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체류형 콘셉트는 지상 1층에도 이어진다. 맨온더분·자아·화이트 리쿼 전문점·모노로그·호무랑 등이 입점해 패션·주류·다이닝을 아우르는 취향 기반 구성을 완성했다.
청담점이 특히 의미를 갖는 배경에는 같은 자리를 채웠던 SSG푸드마켓의 성과 부진이 있다. 프리미엄 마켓을 표방하며 정유경 회장의 주도로 출발했던 SSG푸드마켓은 2016년 당시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로 이관된 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운영이 축소됐다. 신세계는 2023년 재양수해 전략을 원점에서 재정비했고, 약 2년간의 공백 끝에 럭셔리 푸드·패션 복합공간으로 완전히 재설계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도 올해 신년사에서 청담점을 '핵심 프로젝트'로 지목하며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식품관 강화가 신세계백화점 실적 회복 흐름과도 맞물릴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백화점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 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상반기 대규모 투자로 단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하반기부터 리뉴얼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신세계가 생각하는 삶·취향·일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리테일 공간"이라며 "고객이 이곳에서 더 편안하고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