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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눈 뜬 ‘시드니 테러범’에 살인 혐의 15건 적용… 눈물의 장례식 시작된 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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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18. 14:41

AUSTRALIA BONDI BEACH SHOOTING <YONHAP NO-1185> (EPA)
17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시민들이 모여 지난 14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새벽 추도식을 거행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하누카 축제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 용의자인 나비드 아크람(24)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15건의 살인 혐의를 포함해 총 59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법적 단죄가 시작된 가운데, 시드니 유대인 사회는 이번 테러로 희생된 이들의 장례를 치르며 비통함 속에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에 따르면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나비드 아크람은 전날 의식을 회복한 직후 경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는 지난 14일 아버지 사지드 아크람(50·현장 사살)과 함께 유대교 축제 현장을 덮쳐 15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그에게 희생자 15명에 대한 각각의 살인 혐의와 테러 행위 1건, 부상자들에 대한 살인 미수 등 총 59건의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차량에서는 사제 폭발물(IED)까지 발견돼 계획적인 대량 살상을 노렸음이 드러났다. 아크람 측 변호인은 보석을 신청하지 않았고, 아크람은 병원에서 경찰의 감시하에 치료를 받은 뒤 교도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슬람국가(IS)에 영감을 받은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용의자 부자가 범행 한 달 전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은 IS 연계 무장단체들의 활동 거점으로 알려져 있어, 당국은 이들의 여행 목적과 테러 단체와의 접촉 여부를 집중 추적 중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반유대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하며, 1996년 포트 아서 학살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의 총기 규제 개혁을 예고했다. 여기에는 총기 소유 자격을 호주 시민권자로 제한하고, 개인별 소유 총기 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시드니 본다이의 유대교 회당에서는 이번 테러의 첫 번째 장례식이 엄수됐다. 희생자는 당시 행사를 주관했던 엘리 슐랭거(41) 랍비로,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자 교도소와 병원에서 봉사해 온 인물이었다.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장인이자 동료 랍비인 예호람 울만은 "내 가장 큰 후회는 엘리에게 '사랑한다, 자랑스럽다'는 말을 더 자주 해주지 못한 것"이라며 오열했다. 조문객들은 그를 "따뜻하고 관대한, 지역사회의 중심"이라고 회고했다.

참사의 현장인 본다이 비치에서도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새벽녘 해변에 모인 이들은 손을 맞잡고 묵념한 뒤 바다로 뛰어드는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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