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필리핀 “호주 시드니 테러범, 군사 훈련 증거 없다… 호텔 방에만 머물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8010010193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18. 14:49

AUSTRALIA-ATTACK-BONDI <YONHAP NO-3340> (AFP)
1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산책로에 지난 14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천이 걸려 있다/AFP 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기 테러범들이 범행 전 필리핀에서 군사 훈련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공식 부인했다. 현지 조사 결과, 이들은 체포 전 필리핀 남부 다바오의 한 저가 호텔에서 한 달 가까이 머물렀으나, 외부 접촉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방 안에서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두 용의자가 필리핀에서 군사 훈련을 받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방문만으로 테러 훈련 의혹을 제기할 수 없으며, 체류 기간(11월 1일~28일) 또한 의미 있는 군사 훈련을 받기에는 너무 짧다"고 덧붙였다.

아뇨 보좌관은 또한 필리핀 남부를 '폭력적 극단주의의 온상'으로 묘사하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시대착오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2017년 마라위 봉쇄 사건 이후 IS 연계 조직들은 필리핀 군에 의해 사실상 와해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 민다뉴스는 테러범 부자가 머물렀던 다바오시 저가 호텔 직원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들의 행적을 상세히 보도했다. 호텔 직원들에 따르면, 사지드 아크람(50)과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은 11월 1일 체크인한 후 28일 체크아웃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방 안에서 보냈다. 직원은 "그들은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외출하는 법이 거의 없었고, 다른 투숙객과 대화를 나누거나 방문객을 맞이하는 모습도 전혀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차량을 렌트하거나 누군가 데리러 오는 일도 없이 인근을 잠시 걷는 모습만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은 이들이 다바오 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호주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서 IS 깃발과 사제 폭발물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필리핀 방문이 테러 조직과의 직접적인 '훈련'보다는 '연계'나 '정신적 결속'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현재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아들 나비드 아크람은 병상에서 법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호주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총기 소유 제한 등 강력한 총기 규제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