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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KG스틸, TCC스틸, 신화다이나믹스는 중국산 석도강판 유입에 따른 피해를 이유로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조사를 공동으로 신청했다. 석도강판은 얇은 냉간 압연 강판에 주석을 도금한 제품으로, 식품용 캔과 산업용 포장재 등에 사용된다.
중국산 제품의 지속적인 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으며, 이를 더 방치할 경우 시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익성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이 제소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산 석도강판 수입은 2022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관세청 수입 실적에 따르면 중국산 석도강판 수입량은 2022년 3만톤에서 2023년 4만7600톤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4만6600톤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각각 59%, 55%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역시 1~11월 누계 수입량이 3만6900톤에 달해 연간 기준 4만톤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내 석도강판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재 점유율이 확대돼, 국내 석도사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과 주석 가격, 인건비 등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방어를 위해 판매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석도강판이 내수 시장을 잠식할 경우 가격 방어를 위해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저가 중심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메이커들이 제관업체에 저가 중국산 석도강판 사용을 전제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석도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를 차단할 근본적인 해법으로 통상 보호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정부가 철강 산업 보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정부는 지난 2월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으며, 7월에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이어 정부는 지난달 말 중국산 컬러강판과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반덤핑 신청 단계에 있는 품목으로는 특수강 봉강과 석도강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에 대한 보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반덤핑 예비 조사에만 약 2개월이 소요되고, 현재 계류 중인 반덤핑 제소 건이 다수 존재해 석도강판에 대한 본조사 착수 시점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 석도강판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조사 착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