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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축소·불수능에 ‘안정’ 선택… 2026 정시, 대학·학과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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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1. 02. 12:05

의대 정원 축소로 상향 지원 감소, 경쟁률 전반 하락
SKY는 전형·계열별 엇갈림…소신·안정 지원 혼재
중하위권·지방대·교대는 경쟁률 상승
2026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2025년 12월 18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6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축소와 수능 난이도 변화가 맞물리면서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상향 지원이 줄고 안정적인 선택이 늘어난 흐름이 수치로 확인됐다. 수험생 수가 약 3만명 늘었음에도 주요 대학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큰 폭의 상승을 보이지 않았고, 대학과 전형, 학과별로 경쟁률 격차가 확대됐다.

2일 입시업체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정시는 '지원자 수 증가'보다 '지원 전략 변화'가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합격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이 같은 흐름이 의대·상위권·중하위권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 SKY 경쟁률 소폭 하락…전형·계열별 온도차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SKY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4.11대 1로 집계됐다. 전년 4.29대 1보다 0.18포인트 낮아졌다. 모집 인원은 5535명으로 전년보다 131명 늘었지만, 지원자는 2만2745명으로 434명 감소했다.

모집 인원 증가(+131명)보다 지원자 감소(-434명)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SKY 평균 경쟁률은 4대 1 초반에서 소폭 하락했다. 수험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SKY 경쟁률이 오히려 낮아졌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경쟁률은 3.72대 1에서 3.67대 1로 낮아졌고, 연세대는 4.21대 1에서 4.45대 1로 상승했다. 고려대는 4.78대 1에서 4.14대 1로 하락했다. 특히 고려대 지원자가 956명이나 급감한 것은 전년도 '다군'에서 69.5대 1의 폭발적 경쟁률을 기록했던 학부대학이 올해 '가군'으로 이동하고 일부 전형을 폐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형과 계열별 경쟁률 흐름도 갈렸다. 서울대 일반전형에서 인문계열 지원자는 1068명에서 1184명으로 116명 늘었고, 경쟁률은 3.36대 1에서 3.87대 1로 상승했다. 반면 자연계열 지원자는 2823명에서 2616명으로 207명 줄면서 경쟁률은 4.23대 1에서 3.76대 1로 하락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모집 인원이 146명에서 152명으로 6명 늘었고, 지원자는 320명에서 355명으로 35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경쟁률은 2.19대 1에서 2.34대 1로 높아졌다.

연세대 자연계는 모집 인원이 636명에서 715명으로 79명 늘었고, 지원자도 3037명에서 3229명으로 192명 증가했지만 경쟁률은 4.78대 1에서 4.52대 1로 낮아졌다. 인문계는 모집 인원이 771명에서 709명으로 62명 줄었지만 지원자는 2748명에서 2729명으로 19명 감소에 그쳐 경쟁률이 3.56대 1에서 3.85대 1로 상승했다.

고려대 일반전형에서는 인문계 경쟁률이 5.93대 1에서 4.17대 1로 하락했고, 자연계는 4.12대 1에서 4.08대 1로 큰 변화가 없었다. 교과우수전형에서는 자연계 경쟁률이 3.67대 1에서 4.01대 1로 상승한 반면, 인문계는 6.04대 1에서 4.02대 1로 낮아졌다.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 감소 폭이 컸던 배경에는 전형 구조 차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상위권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자연계열에서 과학탐구 지정 요건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연세대와 고려대는 자연계열 지원 시 탐구 선택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실제로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가 207명 줄어든 반면, 연세대 자연계 지원자는 192명 늘었고 고려대 자연계 경쟁률은 4.08대 1 수준을 유지했다.

막판 눈치작전도 치열했다. 연세대 독어독문학과의 경우 마감 직전(오후 3시) 경쟁률이 0.71대 1로 미달 위기였으나, 최종 마감 결과 11.59대 1까지 치솟으며 극심한 쏠림 현상을 보였다.

서강대는 수능 성적 반영 방식을 수험생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며 지원자가 1024명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한양대(서울)는 직전 경쟁률 발표 시간을 오후 3시에서 오전 10시로 앞당기며 눈치작전을 유도해 정시 전체 지원자가 962명 증가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상위권 대학의 경우 모집 인원과 전형 구조 변화가 경쟁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계열과 전형별로 지원 양상이 뚜렷하게 갈렸다"고 설명했다.

● 의대 정원 축소 직격…지원자 1600명 감소

6개 대학 기준 의예과 정시 모집 인원은 773명에서 553명으로 220명 줄었고, 지원 인원도 4838명에서 3233명으로 1605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경쟁률은 6.26대 1에서 5.85대 1로 낮아졌다.

모집 인원 감소율(28.5%)보다 지원 인원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의대 정시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의대 정원 축소 이후 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의대 지원을 신중하게 접근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학별로 보면 모집 인원이 늘었음에도 경쟁률이 크게 낮아진 사례도 나타났다. 경희대 의예과는 모집 인원이 45명에서 55명으로 늘었지만 지원자는 369명에서 237명으로 줄어 경쟁률이 8.20대 1에서 4.31대 1로 하락했다. 아주대 의예과는 모집 인원이 50명에서 10명으로 줄었고, 지원자도 162명에서 37명으로 감소했다.

의예과 경쟁률은 대학별 편차도 컸다. 고신대 의예과는 12명 모집에 339명이 지원해 28.25대 1을 기록한 반면, 이화여대 의예과는 45명 모집에 121명이 지원해 2.69대 1에 그쳤다. 모집군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동일한 의예과라도 모집군이 달라지면서 경쟁률 흐름이 갈렸고, 일부 대학에서는 모집군 변경 이후 경쟁률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의대 정원 축소 이후 의대가 정시에서 무조건적인 상향 선택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합격 가능성을 우선 고려한 지원이 늘어난 흐름이 나타났다"서 말했다.

● 의대 이탈, 비의대·중하위권으로 분산

의예과 지원자 감소 이후 정시 지원은 비의대 상위권 모집단위로 분산됐다. SKY 전체 경쟁률은 4.11대 1로 하락했지만, 일부 비의대 학과에서는 경쟁률이 상승했다.

서울대 일반전형에서는 에너지자원공학과가 5명 모집에 41명이 지원해 8.20대 1을 기록했고, 물리천문학부(천문학)는 5명 모집에 38명이 지원해 7.60대 1로 집계됐다.

같은 대학 안에서도 학과별 지원자 증감 폭이 컸다. 서울대 약학계열은 14명 모집에 36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57대 1로 낮아진 반면, 심리학과는 9명 모집에 49명이 지원해 5.44대 1을 기록했다.

계약학과 경쟁률은 일반 학과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도체 계약학과 가운데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118명이 지원해 11.80대 1로 가장 높았다.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00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7.47대 1을 기록했다.

연세대가 올해 처음 모집한 진리자유학부와 모빌리티시스템전공에는 총 683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모빌리티시스템전공 경쟁률은 6.2대 1로 집계됐다.

대학 내부 학과별 경쟁률 격차도 확대됐다. 서울대에서는 에너지자원공학과가 8.20대 1을 기록한 반면, 약학계열은 2.57대 1에 그쳤다.

고려대에서는 심리학부 경쟁률이 8.86대 1까지 상승했지만, 신소재공학부는 35명 모집에 124명이 지원해 3.54대 1로 낮아졌다. 동일 전형 안에서도 경쟁률 차이가 5대 1 이상 벌어졌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경쟁률이 전년 3.81대 1에서 올해 2.45대 1로 낮아졌다. 필수 제출 서류인 체력 검정 인증 일정이 촉박했던 점이 지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대학 가운데서는 지방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경쟁률 상승이 나타났다. 충남대 경쟁률은 4.88대 1에서 6.14대 1로, 경북대는 5.51대 1에서 6.71대 1로 각각 올랐다. 일부 대학에 국한된 흐름이 아니라 주요 거점 국립대 전반에서 비슷한 양상이 확인됐다. 수도권 대학 합격선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지로 인식된 지방 거점대로 지원이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방대 경쟁률 상승은 지원자 급증보다는 모집 인원 감소와 지원 전략 변화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 정시 모집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상향 지원을 피한 수험생들이 합격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대학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사회탐구를 선택한 자연계 수험생들이 지역 메디컬 계열과 일부 국립대로 이동한 흐름도 지방대 경쟁률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교대 경쟁률도 크게 올랐다. 서울교대는 2.30대 1에서 3.88대 1로, 춘천교대는 2.51대 1에서 4.78대 1로, 진주교대는 2.57대 1에서 4.11대 1로 상승했다. 교대 경쟁률의 전반적인 상승은 수험생 유입보다는 대학들의 정시 모집 인원 감소가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며 실질적인 합격 문턱을 높였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상향 지원을 피한 수험생들이 합격 가능성을 고려해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과 일부 지방 대학으로 지원을 이동한 영향이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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