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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수확기 쌀값 역대 최대… 산업 지속가능성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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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1. 05. 18:01

공공비축미곡_매입2(농업정책과)
세종시에서 진행된 2025년산 공공비축미 매입 현장. /세종시청
정영록 증명사진
정영록 경제부 기자.
지난해 수확기 산지 쌀값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농가에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 작년 10~12월 수확기 산지 쌀값은 한 가마(80㎏)에 평균 23만940원으로 전년 대비 약 24% 상승했다. 평년 수확기 가격과 비교했을 때도 16.2% 높은 수준이다.

산지 쌀값이 반등하면서 공공비축미 매입단가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번 매입가격은 40㎏당 8만160원(1등급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농업계에서는 이같은 결과에 잇달아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의 선제적 수급안정 조치가 주효했다며 공을 돌렸다. 그간 쌀값 하락에 따른 양곡정책 실패를 쟁점으로 팽팽하게 대립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하지만 이번 쌀값 상승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가격 반등 원인이 정부의 공격적 시장격리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쌀값은 '재고부족' 탓에 오름세를 기록했다. 당해 7월말 쌀 20㎏당 평균 소매가격은 6만원을 웃돌며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다. 정부가 할인지원을 실시하면서 쌀값은 잠시 5만원대로 떨어졌지만 한달만에 6만원대에 재진입했다. 이후 10월 수확기에 본격 접어들면서 산지 가격은 5만원대로 내려왔다.

그 배경에는 관측 실패가 자리잡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24년 쌀 수급안정을 위해 초과물량으로 예상되는 2024년산 햅쌀 26만2000t을 매입했다. 다만 그해 등숙기 벼가 잘 여물지 않고, 도정수율이 떨어지면서 이듬해 구곡 재고량이 3만t 부족해졌다. 농식품부는 산지유통업체의 원료곡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정부양곡을 대여 방식으로 방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2025년 수확기 쌀값 반등 이면에는 정부의 과도한 물량 배제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자리잡고 있던 셈이다.

지난해 쌀값 동향은 '물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오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속가능한 쌀 산업은 구조적 공급과잉 해소와 시장기능 회복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해마다 되풀이되는 정부와 농업계 간 '격리물량 줄다리기'는 이제 놓아줄 때가 됐다.

모처럼 찾아온 쌀값 반등은 분명 농가에 숨통을 틔워줬다. 이제는 쌀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협업에 나서야 할 때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휴수동행(携手同行)의 자세와 이청득심(以聽得心)의 마음으로 힘을 모은다면 농업·농촌의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이 가격을 떠받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이 스스로 균형을 찾는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농업계 협력이 필수적이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말에는 수급균형 속에서 농가가 웃을 수 있는 수확기 쌀값이 형성되길 바란다. 이번 쌀값 반등이 '반짝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쌀 산업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마중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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