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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두바이쫀득쿠키와 다카이치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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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6. 01. 15. 06:01

Japan South Korea <YONHAP NO-3128> (AP)
13일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한일 정상회담 장소 인근의 한 상점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주제로 만들어진 전통 과자가 비치돼 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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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최근 가장 핫한 것은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가 아닐까 싶다. 가격이 국밥 한 그릇과 맞먹는 이 조막만 한 쿠키는 요즘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제는 국밥집, 횟집에서도 두쫀쿠를 만들어 팔고 있단다. 기자는 얼마 전 운좋게 두쫀쿠를 구입한 지인 덕에 맛을 보는 영광(?)을 누렸다. 맛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두쫀쿠를 사려고 판매점 앞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오픈런 하는 데에는 성향상 동조하지는 못한다.

경기 불황은 갈수록 심화되고 삶은 더 팍팍해지는데 사람들은 값비싼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라면 주머니 사정을 따지지 않는다. 한 끼 식사비와 맞먹는 가치의 쿠키 하나쯤은 과한 소비라기보다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작은 보상으로 여긴다. 생필품을 쇼핑할 때는 10원 단위까지 따질 정도로 인색해도 달콤한 디저트 앞에서는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당장의 현실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어도 순간의 만족이나 기분 전환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심리가 이런 소비를 부추긴다.

대만에서는 다카이치 초콜릿이 인기 있다. 포장지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묘사한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그가 외쳤던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제품은 대만 식품기업 이메이식품이 다카이치 총리 취임을 기념해 관계자들에게 배포하기 위해 제작한 비매품었는데,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지난해 12월 초부터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만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게 된 것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1월 일본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와 관련한 질문에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자기네 앞바다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을 봐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주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의 두쫀쿠 품귀 현상과 대만의 다카이치 초콜릿 열풍은 다른 듯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불안한 시대를 보내고 있는 현세대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세계 각지에서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정부를 몰아내자며 목숨을 걸고 들고 일어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알지 못한다. 그 와중에 지금 당장 달콤함을 누리게 해주는 초코과자는 사소하지만 귀중하다. 두쫀쿠는 허니버터칩이 그랬듯, 흑당 버블티가 그랬듯, 먹태깡이 그랬듯 영광의 한철을 보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질 것이다. 세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두쫀쿠 다음의 뭔가'를 찾으며 또 하루를 버티겠지.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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