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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금으로 집값 잡기’에 선그은 李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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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22. 00:01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2026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박성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세금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에 대해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세금은 국가 재정 확보를 위해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것인데, 다른 정책 목표를 위해 전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언론 인터뷰로 촉발된 '정부의 보유세 인상 검토설'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주 "같은 한 채라도 소득세처럼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양도소득세를) 달리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는데,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에 대해 보유세·양도세를 인상하자는 뜻이다.

김 실장의 발언은 3중 규제로 꽁꽁 묶은 10·15 대책에도 불구하고 잦아들지 않는 똘똘한 한 채 선호와 이로 인해 슬금슬금 오르는 수도권 아파트값에 대한 경고 성격일 수 있다. 하지만 정책 당국의 '실력'에 대한 의구심과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등 역대 정부가 '투기 억제'를 내세워 보유세·양도세를 대폭 강화했지만 집값 폭등만 부른 걸 국민은 여러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은 채 세금 폭탄만으로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건 이상에 불과하다.

현시점에서는 '실질적인 주택 공급이 늘어나겠구나' 하는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게 중요하다. 이 대통령도 "곧 국토교통부에서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추상적 수치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려 한다"고 했다. 신규 택지와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더라도 입주까지는 6~7년 이상이 걸린다. 그런 만큼 주택 공급의 가장 빠른 길은 재개발·재건축이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의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사업 진척 속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 '실용 정부'라면서도 재건축·재개발은 투기성 사업으로 여기고 규제 일변도로 가는 건 합당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인지 아닌지 가려봐야겠지만, 그분이 보좌관에게 갑질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그쪽 진영에서 공천을 5번 받고 3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이라고 했다. 누구 과실이냐는 부차적 문제다. 이 후보자 같은 사회의 상식과 기준에 동떨어진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때 벌어질 사회 전반의 기강 해이와 신뢰 훼손이 문제의 핵심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 부적격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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