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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등 자신”…LG생건 믿는 구석은 ‘투자 실탄·脫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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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1. 29. 18:00

취임 첫 해 이선주 사장 반등 자신감
작년 당기순이익 858억 적자 전환에도
현금성 자산 1.8조…재무체력 안정적
곳간 바탕, M&A 통한 돌파구 찾을듯
북미·일본 등 뷰티사업 성장도 희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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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해부터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했고, 4분기에는 첫 분기 적자까지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이 사장은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해'로 규정하며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1조원대 현금 동원력'과 '사업 구조 다변화의 초기 성과' 등이 자신감의 근원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건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조355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2.7%로 같은 기간 4.1%포인트 낮아졌으며 당기순손실 85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1조4728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감소했을뿐더러 영업손실 7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1년 LG화학서 분사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중국 화장품 시장 부진과 구조조정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LG생건의 체력은 안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생건의 현금성 자산은 1조86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3.3%로 전년 대비 6.9%포인트 낮아졌고, 총차입금은 558억원에 불과하다. 순차입금은 1조원 규모의 순현금 상태로, 사실상 무차입 구조에 가깝다.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아 재무 리스크가 제한적이란 의미다. LG생건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수익성 제고를 위한 재무적 재조정을 하고 있다"며 "성과가 제한적인 사업과 활용도가 낮은 자산을 정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를 우량한 재무로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부채비율 하락이 실적 호조에 따른 이익 축적 결과라기보다는 실적 부진 속에서 현금 소진과 부동산 등 자산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년 사이 현금성 자산은 1671억원 줄었고, 이익의 원천인 이익잉여금도 1553억원 감소했다.

그럼에도 현금성 자산만 1조원 이상인 '곳간의 여유'는 이 사장의 전략 선택지를 넓혀주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추가 차입 없이도 중·대형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략의 핵심은 인수합병(M&A)에 실리는 분위기다. 반등이 시급한 LG생건으로선 신규 브랜드를 처음부터 키우기보다 이미 검증된 브랜드를 인수해 단기간에 실적을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판단에서다.

매출 구조 개선 필요성도 배경이다. 현재 LG생건 화장품 매출의 약 48%는 '더후' 단일 브랜드에 집중돼 있다. 특정 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시장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연매출 2000억원대 인디 브랜드 '토리든'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관건은 이 사장의 '선별 안목'이다. LG생건은 과거에도 다수의 브랜드를 인수했지만, 기대만큼의 반등을 이끌어낸 사례가 적다. 대표적으로 2019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이본(인수가 1405억원)은 2024년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고전 중이다.

이 때문에 이번 M&A 전략에서는 이 사장의 옥석 가리기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사장이 M&A 공룡으로 꼽히는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 출신이라는 점이 이번 전략을 바라보는 시장의 가장 큰 기대 요인이다.

사업 구조 다변화의 초기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2021년 당시 매출의 16%를 차지하던 중국 시장이 K-뷰티 수요 둔화로 흔들리자, LG생건은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 축을 이동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반면, 북미와 일본 매출은 각각 7.9%, 6%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구조 전환에 따른 일시적 비용 지출은 불가피했지만, 체질 개선이라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LG생건의 북미 매출 성장률을 30% 이상으로 전망했다.

실적 반등 시점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반적인 사업 구조 개편이 지속돼야 할 상황으로, 관련 비용 반영이 최소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LG생건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닥터그루트'와 '유시몰' 등 성장성이 높은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했다. 내부 포트폴리오 정비와 함께, M&A를 통한 새로운 히어로 브랜드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이선주 사장 체제의 첫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LG생건 관계자는 "고성장 채널과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브랜드를 집중 육성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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