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2% 턱걸이 전망… 가계부채·고령화·美 관세 난제 산적
재무장관 "4800억 바트 투자 집행·소비 보조금 2단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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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품짜이타이당은 개표율 94%을 기준으로 전체 하원 500석 중 193석을 확보해 제1당 지위를 굳혔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개혁 성향의 제1야당 인민당(118석)과 탁신 친나왓 가문의 프아타이당(74석)을 압도하는 결과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전날 태국 증시(SET)는 정국 안정 기대감에 4% 가까이 급등하며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환호했지만 실물 경제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태국 재무부는 지난해 태국의 경제성장률을 주변국보다 낮은 2.2%로 추산했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2%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 등 민간 기관은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막대한 가계 부채가 내수 소비를 짓누르는 가운데, 급속한 고령화·미국의 관세 장벽·바트화 강세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아누틴 정부는 즉각적인 부양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에크니티 니티탄프라파스 재무장관은 선거 직후 "올해 승인된 4800억 바트(약 22조 4880억 원) 규모의 국책 사업을 실제 투자로 신속히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약 2000만 명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의 절반을 지원하는 소비 보조금 프로그램의 2단계 착수도 예고했다. 집권당은 선거 기간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겠다는 '10-플러스 계획'을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돈 풀기로는 태국 경제의 구조적 병폐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레스 레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선거 결과가 단기적인 정치 리스크는 줄였을지 몰라도, 암울한 경제 전망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새 정부의 진정한 시험대는 단기 포퓰리즘을 넘어 장기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제약을 개혁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짚었다. 리스크 분석 기업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도 "품짜이타이당이 기업 친화적이긴 하지만, 기득권에 기반을 둔 탓에 과감한 구조 개혁 의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야권의 견제 기능은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태국 국가반부패위원회(NACC)는 이날 선거에서 당선된 나타퐁 르엉빤야웃 국민당 대표 등 44명의 전·현직 의원이 과거 왕실모독죄 개정을 시도해 윤리 기준을 위반했다며 대법원에 사건을 이첩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은 정치 활동이 금지될 수 있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의회의 비판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누틴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캄보디아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안보 이슈를 재차 강조하는 한편, "새 헌법 제정도 지체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국 산업연맹(FTI) 등 경제계는 "정부는 민생 문제 해결과 단기 부양, 부패 척결을 병행해야 한다"며 경제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