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물·전기 찾아 ‘땅끝’까지 향한 AI데이터센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12010004760

글자크기

닫기

해남 최민준 기자 | 해남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2. 12. 18:13

[AI데이터센터의 그림자]③
AI데이터센터 '핌피' 과열
물·전기 감당 지역은 한정
해남, AI컴퓨팅센터 추진
"물·전기 충분. 양극화 해결 가능"
지역민 고용·이익 환수는 과제
01-메인투시도-최종
해남 솔라시도 국가AI컴퓨팅센터 조감도. /전라남도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를 자신들의 지역에 건설하려는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AI 수도'를 자칭하며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빠르게 달아오른 냄비는 빠르게 식는 법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한 발 앞서 수백개의 AI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모라토리엄(건설 유예)'까지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미국 뉴욕주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을 3년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법을 의회에 제출한 주는 벌써 5곳에 이른다.

배경에는 물과 전기 등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지역 자원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주거 지역 인근에 깔리는 초고압선으로 인한 전자파 노출과 오염물질 등 환경 오염 문제도 닿아있다. 국내 역시 유치전은 과열되고 있지만 정작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장소는 드물다.

AI 산업의 시선은 '땅끝' 전라남도 해남까지 향했다. AI의 주된 사용처는 기업과 사용자가 몰린 대도시와 수도권이지만,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는 가장 먼 국토 끝에서야 겨우 감당할 수 있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에 얼마나 많은 자원이 필요한지를 방증한다.

전라남도는 해남군에 조성 중인 기업도시 '솔라시도'에 국가AI컴퓨팅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40메가와트(MW) 규모로 하루 평균 240만ℓ의 물이 소비된다. 지역 AI 산업의 '앵커 시설'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기업을 유치해 '데이터센터파크'로 확장 구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20여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산인데, 이 경우 하루 최대 6000만ℓ 수준의 용수가 투입될 전망이다. 21만70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해남 인구(6만2171명)의 3배가 넘는 수치다.

clip20260212161457
전라남도 관계자가 국가AI컴퓨팅센터 부지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최민준 기자
하지만 전라남도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인근 영암호·금호호와 영산강 수계에서는 갈수기에도 하루 10억ℓ수준의 물이 바다로 방류된다. 월 기준으로는 300억~400억ℓ, 수량이 많은 시기에는 최대 4000억ℓ에 이른다"고 말했다. 담수가 넘쳐 데이터센터가 지역 수자원에 부담을 줄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전력 수급도 마찬가지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역 전기 자급률은 240% 정도다. 쓰고 남은 전기가 생산량의 절반을 훌쩍 넘는 '에너지 과잉' 지역이다. 수도권이 지방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수조원의 비용과 극심한 송전탑 갈등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달리, 솔라시도는 전력 생산지에서 바로 에너지를 소비한다. 2029년까지 신규 변전소도 준공한다는 목표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많고 자급률이 높아 수도권보다 전력과 용수 부담이 월등히 낮다"며 "정수 시설과 변전소 등 기반 시설만 제때 갖춰진다면 해남은 자원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국가적 비상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 지역과 거리가 멀어 환경 오염 등 피해 우려도 낮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과제로는 지역 인재 고용과 주민 혜택 등 이익 환수 방안이 꼽힌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운영 인력이 많지 않은 구조라 단순 시설 유치만으로는 지역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기업으로부터 지역 인재 고용을 약속 받는 것은 물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력 양성, 재생에너지 수익 공유 등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모델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 최민준 기자
해남 김남형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