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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라더니 그림의 떡”…각종 규제에 매매·전세 모두 막힌 무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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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2. 19. 15:40

양도세 유예 종료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매물 '확대'
단, 상급지 중심 증가세…의사결정 시간도 '촉박'
전세 매물도 한 달 새 11.7%↓…무주택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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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물 유입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와 대출 압박, 촉박한 의사결정 시간이라는 '삼중고'가 겹치며 매수 기회가 아닌 '그림의 떡'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벽은 물리적 시간의 촉박함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탓에 중과 배제 혜택을 받으려면 유예 종료 4주 전인 4월 둘째 주까지 거래 약정 체결을 마쳐야 하지만, 수십억원대 자산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는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이 양도차익이 큰 자산 위주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호가를 일부 낮추고는 있으나,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고점 대비 할인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심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금융 여건 또한 우호적이지 않다. 엄격한 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 막대한 현금 동원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세금 규제를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매매를 통한 처분 위주 대응이 이어지며 '주거 사다리'인 전세 물량마저 종적을 감추고 있다. 결국 자금 부족으로 급매물을 놓치고 전세 시장에서도 밀려나는 '진퇴양난'의 이중고가 심화하며, 무주택자들의 불만과 혼란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4872건에서 올해 1월 4732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18일 기준 3510건에 그치고 있다. 1월 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아직 거래량이 급증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에 따른 시차 영향 때문인 점이 크다. 허가 신청부터 계약·실거래 신고까지 최대 두 달가량의 간극이 발생하는 만큼, 아직 거래량의 증감을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첫 언급 이후 '거래 공백' 조짐이 감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 부담 완화를 위해 매물을 꺼내는 다주택자와 매입 가능한 가격대를 찾는 무주택자 사이에 계약 체결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최근 한 달간 매물이 가장 가파르게 늘어난 곳은 △송파구(37.0%) △성동구(36.1%) △동작구(28.1%) △광진구(25.7%) △서초구(21.7%) 등이었다. 이들 지역은 전용 84㎡형 아파트 한 채의 평균 매매가가 15억원 내외에 달하는 상급지로,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차익이 큰 자산을 우선 정리하기에 유리한 곳이지만 무주택자들에게 이들 지역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각종 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무주택자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상당한 현금을 동원해야 하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행 대출규제로 서울에서 15억원 상당 아파트를 일반 매매로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가정하면 최대 대출 한도는 6억원 수준이다. LTV 70% 우대 혜택을 받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나 디딤돌·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대출을 이용하더라도,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에 묶여 실제 조달 가능한 금액은 차이가 없다.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등 부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9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한 것으로, 급매가 늘어도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식 역시 현실적 제약이 크다. 6억원 전세가 낀 매물을 사더라도 부족 자금을 후순위 대출로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 문의는 꾸준히 오지만, 실제 계약 단계에서 대출 한도를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는 무주택자가 대다수"라며 "강력한 대출 규제에 묶여 돈을 구할 길이 없는 전형적인 수급 불일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자들의 부담은 매매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세 매물 감소도 뚜렷해서다. 다주택자들이 전세를 유지하기보다 매도로 방향을 틀거나,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월세 전환에 나서면서 전세 물건이 줄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한 달 전 2만2297건에서 지난 18일 기준 1만9604건으로 약 11.7% 감소했다. 주거 사다리로 불리던 전세시장 역시 숨통이 조여드는 양상이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매매 거래가 지연되는 사이 전세 매물 부족이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이는 다시 매매가격을 지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대출 규제로 막힌 실수요자들이 외곽 지역이나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는 '주거 하향' 흐름도 가속화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 시기가 무주택자들에겐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자금 동원력 한계로 인한 높은 문턱 역시 냉철히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철저한 자금 계획을 수립해 본인의 가용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적절한 시기와 가격 매칭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보다는 상승폭 둔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의 누적된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구조적 수요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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